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작한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누리꾼의 제보를 받았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식약처 유튜브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2월 10일 식약처가 게시한 ‘임산부 건강을 위한 나트륨 다이어트-덜 짜게 먹기 1편’ 중국어 번역판이다.
영상에서는 중국어 자막에 ‘파오차이’ 표기가 두 번 등장한다.
파오차이는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한 중국 쓰촨(四川) 지역의 절임 식품으로, 중국은 파오차이가 우리 고유 발효 음식인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 교수는 “정부 기관에서 이런 실수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식약처는 김치에 관련된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기관이기에 이번 일로 국민은 더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문제가 된 영상을 즉시 삭제하고 사과를 전했다.
식약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지침’ 개정에 따르면 김치를 중국어로 표기할 때 ‘신치(辛奇)’로 표기한다는 용례가 있다”며 “이러한 점을 세심하게 확인하지 못해 표기 오류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김치를 중국어로 번역할 때 관용적으로 파오차이로 번역했다.
하지만 파오차이가 중국 문화공정의 일부로 인식되면서 현재는 파오차이로 번역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 22일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파오차이에서 신치로 변경했다.
중국어에 ‘김’ 음이 없기 때문에 ‘맵고 기특하다’는 의미로 신치라는 새로운 중국어 표기를 만들었지만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식약처는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식약처 홈페이지, 홍보자료 등에 올바른 외국어 표기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고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