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로 친구를 잃은 호주인 남성이 “무대책이 부른 참사”라며 분노했다.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래치드(23)의 친구 네이선 타버니티는 틱톡 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타버니티는 사고가 나기 전 친구들과 찍은 셀카를 공개하며 “그레이스의 24번째 생일을 앞두고 이태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레이스가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을 때 현장에 같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 친구 중 한 명의 손을 잡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타버니티는 같이 간 친구 3명 중 2명이 중태에 빠졌고 1명은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방책이 부족한 것이 참사의 원인이었다”라며 “경찰과 응급서비스 인력이 부족했다. 아무도 도와주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친구가 죽어가고 있는 동안 사람들이 사고 현장을 찍고 있거나 노래 부르고 웃는 걸 지켜봤다”라며 혼란했던 순간을 전했다.
당시 일행과 ‘뒤로 물러서’라고 소리쳤지만 소용이 없었고 그러는 사이 사람들은 죽어갔다고도 덧붙였다.
타버니티는 “경찰이 도착하기까지는 30분, 지원인력이 오기까지는 1시간이 걸렸고 구조대는 더 지나서야 도착했다”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 CPR을 받는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고 했다.
또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을 ‘정부에 버림받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릴 걸 예상했다면 왜 대비하지 않았냐”고 분노했다.
이 영상은 호주 9뉴스 등을 통해 현지에 보도됐다.
현지 매체는 사망한 래치드가 영화제작사에서 일하던 ‘밝은 미소의 천사’같은 사람이었다고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태원 압사 참사로 사망한 외국인은 총 26명이다.
외국인 사망자의 국적은 이란 5명, 중국 4명, 미국 2명, 일본 2명이다.
이외 호주·프랑스·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국적이 각 1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