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두 번 버림받은 상처 때문에 늘 힘들었던 봅슬레이 국가대표 강한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한 강한은 ‘보육원 출신 25살 봅슬레이 국가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보육원에서 자랐으니까 그 단어가 있어야 저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1998년 1월에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 20년간 보육원에서 컸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아이콘택트’라는 프로그램에서 엄마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결국 안 나오셨다. 두 번 버림받은 거다”라며 “부모님은 어떤 사람이고, 나는 누구일까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릴 적엔 몰랐는데, 시합 가서 다른 가정을 보며 (사람들이) 나랑 다르구나 싶었다”라며 “나는 누구인가. 왜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나 싶더라. 엄마를 느껴본 적 없으니까 그런 감정을 잘 모른다”라고 고백했다.
14살에 강한을 낳은 어머니는 어느 날 SNS를 통해 먼저 연락했다고 한다.
강한은 “엄마가 먼저 연락을 줬다.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전화로 울기까지 했다. 그런데 불안하고 무섭다고 못 나온다더라”라며 “엄마가 14살에 절 낳았다. 새로운 가정을 꾸려서 절 못 만난다고 했다. 먼 훗날 친구처럼 만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편지를 줬지만,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번호도 바뀌었다”고 밝혔다.
강한은 힘들 때 쓴 유서를 늘 갖고 다닌다며 휴대전화 뒤에서 유서를 꺼냈다.
강한은 “보육원 퇴소 후 자립하면서 어려움이 컸다. 흰 도화지에 가운데 점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정신과도 직접 찾아가서 약을 먹게 됐다. 갑자기 우울해지고 나쁜 생각까지 하게 됐다. 훈련 갈 때 한 달 치 약을 받는데 다 먹고 죽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말을 빼곡하게 쓴 유서에는 “저는 언제 죽을지 몰라서 미리 유서를 써둔다. 이걸 읽고 있다면 난 아마 세상에 없겠죠.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잘 컸다고 하지만 난 너무 힘들다.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여러 증상이 한 번에 찾아오면서 버틸 수가 없다. 이제는 떠나야 할 것 같아요. 다들 건강하길. 여러분 인생에서 강한은 잊어 주세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강한은 “당장 내일 떠난다 해도 미련이 없다. 사는 게 힘들었고 사는 원동력도 모르겠다”라고 말한 뒤 갑자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25년간의 외로움과 아픔, 어린 나이에 겪어내기 힘들었을 것 같다. ‘너라는 생명체가 소중했다, 널 낳았는데 난 15살이었다. 미안하다’ 이런 얘기를 듣고 싶었을 것 같다. 그리고 닮은 얼굴을 보고 싶었을 듯하다. 본인이 자기 삶의 주체가 돼 인생의 뿌리를 잘 내려야 한다. 주변인으로 살아갈 땐 자기 자신을 부정하게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