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운전자들이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
시야가 확보된 경우에도 아이들이 불쑥불쑥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는 건 운전자의 입장일 뿐, 일단 사고가 나면 운전자는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스쿨존에서 사고가 났는데도 흔치 않게 훈훈한 결말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지나 18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부모님의 가정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또 한 번 느낍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 예방을 위해 그동안 제보된 각종 어린이 사고 사례를 모은 것.
영상 속 어린이들은 대부분 주변을 살피지 않고 곧바로 횡단보도를 질주해 운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중에서도 차도에 뛰어든 형을 나무라는 일곱 살 동생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스쿨존에서 주행 중이던 택시 앞으로 한 아이가 갑작스럽게 뛰어들어 충돌했다.
블랙박스에는 사고 직후 택시 운전자가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이 한 아이가 “형, 죄송하다고 해”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이후 형이 머뭇거렸는지 “형, 미안하다고 해”라는 재촉과 함께 동생이 대신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택시 운전자는 아이를 다독이며 “괜찮다. 엄마한테 전화해라”라고 말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사고를 당한 아이는 코에 출혈이 있는 상태였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영상을 제보한 아이의 아버지는 “사고 접수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민식이법으로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며 경찰이 진단서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단 민식이법 처벌 대상인지, 그리고 아직 진단서를 경찰서에 제출하지 않았으니 접수를 취하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영상을 봐도 우리 아이가 잘못인 것 같아 보험처리와 민사 합의만 잘 이뤄지면 택시기사님께는 커다란 피해가 안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또 “영상에서 둘째가 첫째에게 사과하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7살인 둘째의 판단이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과실이 적은 운전자가 터무니없는 형사 처벌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은 아이의 아버지가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아 경찰이 그대로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운전자도 아이 측에서 어떤 보상도 원하지 않았지만 보험처리를 하자고 했고, 위자료와 사후 치료비도 건넸다고 한다.
한문철 변호사는 “내가 지금까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1만3000개가 넘는데 이런 분 처음 봤다. 동생도 부모님도 대단하다”라며 “진짜 엄마, 아빠가 교육을 잘 시켰다”라고 감탄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내려앉는다” “뛰는 어린이 뒤에 뛰는 어린이가 또 온다는 것 완전 공감” “부전자전이다” “아버지의 인품이 대단하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