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만에 자유를 되찾고 환하게 웃었던 벨루가(흰돌고래) 두 마리의 이야기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중국 상하이의 수족관에 갇혀 살던 벨루가 ‘리틀 그레이’와 ‘리틀 화이트’는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으로 아이슬란드 앞바다로 돌아갔다.
2011년 당시 새끼였던 녀석들은 중국 수족관으로 옮겨졌다. 이후 약 10년 동안 좁은 수조에서 갇혀 살아야 했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고, 단체생활을 하는 습성을 지닌 벨루가에게 ‘수조 생활’은 스트레스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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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해양생물을 가두는 행위에 반대하는 영국 기업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중국 수족관을 통째로 인수하면서 벨루가를 바다에 돌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해양생물 보호단체 ‘씨 라이프 트러스트(Sea Life Trust)’도 힘을 보탰다.
이들은 중국에서 약 9650km 떨어진 아이슬란드 보호시설로 벨루가를 옮기는 대작업에 착수했고, 수많은 인력과 특수 장비가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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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년 만에 바다로 돌아가게 된 벨루가 두 마리. 녀석들은 바다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다행히도 리틀 그레이와 리틀 화이트는 야생에서 잘 적응하고, 마음껏 헤엄치며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씨 라이프 트러스트 측은 벨루가들이 바다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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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벨루가들이 바다로 돌아간 이야기가 재조명되는 이유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벨루가가 폐사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있던 벨루가 ‘벨리’가 폐사하면서, 또 다른 벨루가 ‘벨라’가 혼자 남게 됐다.
지난해에는 여수 아쿠아플라넷에서 벨루가 ‘루오’가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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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루가가 폐사하는 일이 계속 벌어지자 시민단체와 동물보호단체들은 “벨루가를 즉각 자연 방류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은 올해 말 방류를 목표로 관련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러시아, 아이슬란드 등 벨루가를 서식지에 방류하기 위해서는 이들 국가와 협의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방류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