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에서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은 견주에게 물어야 할까, 아니면 사유지에 들어온 피해자의 잘못이라고 봐야 할까.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기가 동물에 물려서 실명위기래요’라는 제목으로 조언을 구하는 고민 글 하나가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대형견 두 마리와 소형견 한 마리를 키우는 견주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글을 시작했다.
설명에 따르면,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A씨의 이웃 중에는 네 살 내지 다섯 살배기 어린이 가족이 있다.
A씨는 “아이가 지나갈 때마다 저희 집 대문 밑 사이로 손을 넣고 개들을 만지려고 해서 제가 몇 번 목격한 뒤로 그 아이 부모한테 강력하게 ‘위험하니 못하게 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A씨 반려견들은 이전까지 사람을 공격한 적이 전무하며 순한 성격이나, 동물의 본성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튀어나올지 모르기에 이를 조심하라 이른 것.
사고는 전날인 6일 발생했다. 이날 집안에 있던 A씨는 갑작스러운 비명을 듣고 마당으로 나와보았다.
A씨의 앞에는 눈에서 피를 흘리는 아이와 소리를 지르는 아이 엄마가 있었다.
A씨가 자택에 설치한 CCTV를 확인한 결과, 이날도 아이가 대문 틈 사이로 손을 넣고 흔들었고, 이를 본 A씨의 반려견이 이번에는 아이를 물고 낚아챈 것.
A씨는 “그 힘에 아이 팔이 쑥 딸려 들어오며 철제 대문에 아이가 오른쪽 눈을 박았다”고 설명했다.
아직 추운 날씨에 옷을 두껍게 입었기에 팔은 다치지 않았지만 아이는 각막에 심한 손상을 입었고, 병원에서는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A씨는 “아이 아빠가 저녁에 퇴근하고 방망이를 들고 와 우리 집 개들을 죽이겠다며 대문을 쳐대서 경찰이 와 제지했다”면서 “지금도 ‘애 눈 잘못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복수할 테니 각오하라’며 협박전화가 계속 걸려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어떻게 해줘야 하냐. 비슷한 일 겪으신 분들 계신다면 조언 좀 부탁드린다”고 글을 끝맺었다.
이같은 사연을 접한 누리꾼 대부분은 그간 수차례 경고를 한 점을 들어 아이 부모의 잘못이 아니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비슷한 사고가 지난 2017년과 2020년에 발생한 바 있다.
2017년 제주에서 화장실을 찾던 50대 남성이 사유지에 들어왔다가 개물림 사고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허벅지를 물린 남성은 견주에게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견주에게 최종 무죄를 확정했다.
2020년에는 광주 한 공장 사유지에 들어간 3살 남아가 개에 물려 손가락 한 마디가 잘리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이 남아는 부모와 길을 걸어가던 중 개를 발견하고 다가왔다가 사고를 당했다.
경찰 조사에서 부모는 공장 측에도 사고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했으나, 경찰은 공장 측에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결론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