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쫓는다며 직원 책상에 빨간 글씨로 가득 찬 ‘부적’을 몰래 붙인 도서관장

By 이현주

“액운을 쫓기 위한 목적이었다.”

직원 책상 밑에 부적을 붙인 대구 수성구 전 범어도서관장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직원들은 ‘솜방망이 처분’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범어도서관 책상에 붙은 부적 |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문화재단은 14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수성구 범어도서관 A 전 관장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A 전 관장은 팀장 2명의 자리를 지정했다.

이후 A 전 관장은 이들 책상 밑에 몰래 A4 용지 크기의 부적을 붙였다가 직원들에게 들켰다.

한 직원이 책상을 정리하던 중 책상 아래 깊숙한 곳에 붙은 부적을 발견했고, 다른 부적을 찾는 과정에서 부적을 붙인 사람이 A 전 관장으로 확인됐다.

그러자 A 전 관장은 액운을 쫓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JTBC ‘욱씨남정기’

하지만 직원들은 “이런 미신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라고 항의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A 전 관장이 직원들에게 폭언하거나 사적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폭로가 나온 것이다.

문화재단은 자체 조사에 착수했고, 폭로의 내용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공금 횡령과 부당한 업무지시 의혹은 무혐의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tvN ‘미생’

한편, A 전 관장의 징계 결과가 알려지자 직원들은 “해임을 요구하는 투서를 넣은 직원들을 상대로 2차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수성구 도서관 3곳 직원 50여 명은 A 전 관장의 징계를 요구하는 서명을 제출한 바 있다.

A 전 관장은 재단 측에 직원과 도서관 관장직에 대한 사퇴 의사는 밝혔지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