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 할아버지가 있어요.”
이 소리를 듣고 불길에 휩싸인 주택 안으로 들어간 30대 소방관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임용된 지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였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7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김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난 시각은 전날 오후 8시 33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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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119안전센터 소속 소방대원들은 신고받은 지 10여 분 만에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이어 주택 내 작은 방에서 할머니를 구조했다.
할머니는 A소방관을 붙잡고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A소방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택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화재 상황은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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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건축물이라 불이 삽시간에 주택 전체로 번졌다.
사방에서 화염이 분출하고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A소방관은 결국 주택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함께 쓰려져 있던 할아버지와 A소방관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소방관은 93년생으로 임용된 지 10개월 정도밖에 안 된 새내기 소방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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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평소 성실하고 화재, 인명 구조 현장에서 늘 남보다 앞서서 활동하던 직원이었다”라며 “항상 열심히 하던 친구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전북소방본부는 김제의 한 장례식장에 A소방관의 빈소를 마련한 뒤 9일 김제 실내체육관에서 영결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향소는 별도로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