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일본 근로 정신대에 끌려갔던 김옥순 할머니가 향년 93세의 나이로 쪽방촌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눈을 감은 할머니를 지켜준 건 쪽방촌 이웃들이었다.
이웃들은 쪽방촌 구석에 작은 분향소를 만들어 김옥순 할머니를 기리고 있었다.
1929년 군산에서 태어난 김옥순 할머니는 국민학교 6학년이었던 1945년 4월, 일본 군수 기업 후지코시의 도마야 공장에 끌려갔다.
그렇게 공장에 갇혀서 ‘탄피’를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2살의 김옥순 할머니는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던 곳에서 강제로 일해야만 했다.
10원도 받지 못했다.
일본의 패망 이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김옥순 할머니는 의지할 곳이 없어 쪽방촌에서 혼자 살았다.
그러면서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함께 후지코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19년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겼지만, 다시 후지코시가 상고하며 3년 넘도록 대법원에 계류된 상태다.
결국 김옥순 할머니는 대법원판결을 못 보고 눈을 감고 말았다.
김옥순 할머니의 별세로, 후지코시 상대 소송의 원고 중 생존자는 10명으로 줄었다.
한편, 김옥순 할머니의 생전 소원은 고향인 군산에서 잠드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김옥순 할머니의 안치식은 21일 전북 군산승화원에서 엄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