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하늘 한 번 보지 못한 채 제약회사 실험실에서 실험견으로 살았던 강아지가 난생처음 바다를 본 순간, 녀석은 아무 말 없이 바다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지난달 유튜브에서는 ‘실험 비글 입양 후 1년간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영상 하나가 올라와 많은 누리꾼을 뭉클하게 했다.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지난해 여름 실험견으로서의 임무를 끝낸 비글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해 ‘녹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살기 시작했다.
녹턴이는 한 제약회사의 실험견이었다. 3년 동안 실험실에서 자신의 아픔이 무엇을 위한 건인지도 모른 채 견뎌야만 했다.
지난 3년간 바람도 불지 않고 햇빛도 들지 않는 그 안에서 녹턴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입양 첫날, 녹턴이는 꼬리가 축 처진 채 작은 것에도 놀라 도망가기 바쁜 모습이었다. 계단조차 내려가고 올라가지 못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눈치를 엄청 보고, 그 밥마저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입양 둘째 날, 녹턴이는 조금씩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실험실에서 벗어난 녹턴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단순했다. 편안하게 누워서 빗질받기였다.
실험실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던 어린이들을 만나는 일도 좋아했다.
처음엔 만지기만 해도 얼어붙던 녹턴이는 어느새 산책을 더 하자며 누워서 떼를 쓰기도 했다.
그동안 누구의 말도 거스를 수 없던 곳에서 본성을 억누른 채 살았던 녹턴이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며 생긴 변화였다.
유튜버는 그런 녹턴이와 함께 등산도 다니고, 바다도 보러 다녔다.
노을 지는 바다, 태어나서 처음 봤을 바다를 녹턴이는 한참이나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햇볕을 쐬고, 냄새를 맡고, 바람을 느끼고, 사랑을 받으며 다른 세상을 알게 된 녹턴이.
크리스마스와 새해도 맞이한 녹턴이에게 일 년 사계절 열두 달이 지나, 이날 다시 여름이 찾아왔다.
유튜버는 “실험견도 평범한 강아지일 뿐이었다”라며 “사람을 위해 작은 몸을 내어줘야 했던 녹턴이의 남은 삶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영상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