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함께했던 할머니가 어느 날 사라졌다.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찾아봐도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떠나셨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백구는 할머니가 떠나신 후 매일 밖을 서성이며 할머니를 찾았다. 할머니와 산책하던 길을 걷고, 또 걷고.
지난해 6월, 유튜브 계정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공식 유튜브 채널입니다!’에는 애타게 할머니를 찾고 있는 강아지 ‘진돌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진돌이는 나이가 많은 노견이다. 걷는 것도 힘들어할 만큼 몸이 성치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도 하루도 빠짐없이 밖을 나섰다.
발걸음을 힘겹게 떼던 진돌이는 누군가를 찾으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
가족들이 진돌이를 걱정해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면, 문을 부수면서까지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진돌이가 이렇게 애타게 찾는 사람은, 바로 주인 할머니였다.
할머니와 평생 함께했던 진돌이는 갑자기 할머니가 모습을 보이지 않자 크게 당황했다. 할머니 장례식장 주변을 서성이던 진돌이는 가만히 앉아 할머니 영정사진만을 바라봤다.
주민은 “제를 지내는데, 진돌이가 앉아서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더라”고 설명했다.
그날 이후 진돌이는 할머니와 더이상 만날 수 없었다. 할머니가 보고 싶었던 진돌이는 영정사진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으려고 애썼다.
그때부터였다. 진돌이는 할머니를 찾아 밖으로 나섰다. 매일 할머니와 함께 걷던 그 길을 똑같이 걸으면서 할머니가 계실 만한 곳을 살펴봤다. 아무리 말려도 멈추지 않았다. 궂은 날씨에도 어떻게든 할머니를 찾아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수의사는 진돌이의 상태를 보고 “진돌이를 무조건 말리거나 좁은 공간에 가둬두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심리적인 불안감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족들이 진돌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함께 산책을 가거나 진돌이가 가고 싶어 하는 공간을 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젠 할머니 대신, 며느리가 진돌이의 옆자리를 지켰다. 매일 진돌이와 산책을 나서며 새로운 추억을 쌓기로 한 것이다.
며느리는 “(진돌이와) 산책도 같이하고,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