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받은 보살핌 그대로..7개월 아기 고양이의 기특한 ‘내리사랑’

By 이 원경 객원기자

7개월 된 새끼 고양이가 자신을 돌봐준 어른 고양이를 그대로 본받았다. 자신보다 어린 고양이를 마치 어미처럼 세심하게 돌봐 애틋함을 자아냈다.

온라인 미디어 보어드 판다는 한 교사가 학교건물 아래 홀로 갇혀 있던 새끼고양이를 발견해 구출한 사연을 보도했다.

지난 2010년 이 교사는 수업 도중 새끼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었고, 고양이가 걱정된 교사는 수업을 마친 후 학생들과 함께 울음소리를 추적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학교건물 아래 후미진 곳에서 옴짝달싹 못 하고 있던 새끼고양이를 찾아냈다. 고양이는 최소 2~3일은 그 자리에 갇힌 듯한 모양새였다.

교사는 이 고양이를 바로 집에 데려가 보살피려 했지만,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집에 이미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Boredpanda | Anastasiia Bogolepova

가족들은 무작정 반대하진 않았다. 다만, 집에 있는 고양이 제니프가 갑작스럽게 나타난 새끼 고양이를 식구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염려했다.

한동안 논의와 설득을 거쳐 가족들은 새끼 고양이를 받아들이는 것에 동의했다. 피마(Fima)라는 이름도 붙여줬다.

당시 새끼 고양이 피마는 세균감염이 심각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집중적인 간호와 보살핌이 필요했다. 몇 주에 걸쳐 2~3시간마다 먹이를 주고 이곳저곳을 세심히 살폈다.

애초 입양에 반대했지만, 설득과 부탁에 찬성으로 돌아선 가족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아픈 새끼 고양이 피마의 입양은 교사의 가족들이 가족애와 유대감을 더욱 키우는 역할을 했다.

Boredpanda | Anastasiia Bogolepova

마침내 피마는 눈을 떴다. 교사는 가녀린 피마를 안아 들고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동물의 세계에는 ‘각인’이라는 현상이 있다. 태어나서 처음 본 존재를 자신의 어미 혹은 보호자로 여기고 따르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새끼 고양이 피마는 눈을 뜨자마자 보게 된 교사를 자신의 어머니로 여겼을까.

피마는 사람들 품속에서 눈을 떴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명확했다. 집에 있던 나이 든 고양이 제니퍼를 어머니로 여기고 따랐다.

Boredpanda | Anastasiia Bogolepova

그도 그럴 것이 제니퍼는 새끼 고양이 피마를 거부하거나 외면하지 않았다.

이미 중성화 수술을 받은 제니퍼였지만 어린 피마에게 젖을 물려주며 도맡아 키웠다.

그러나 제니퍼는 나이가 많은 고양이였다. 오래지 않아 숨을 거뒀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어린 피마를 애지중지 살뜰하게 보살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제니퍼가 떠나자 가족들은 외로운 고양이 피마에게 친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마는 건강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겨우 7~8개월 된 새끼 고양이에 불과했다. 여전히 누군가 정붙일 존재가 필요했다.

동물도 인연이 있어야 식구로 되는 법이다. 가족들이 새로 찾아준 피마의 가족은 새끼 고양이 실버였다.

Boredpanda | Anastasiia Bogolepova

실버는 덩치는 피마보다 컸지만, 피마보다도 더욱 어린 새끼 고양이었다.

놀라운 건 실버를 만난 후에 보인 피마의 행동이었다. 피마는 마치 자신이 어미인 양 실버를 새끼처럼 돌봤다. 세상을 떠난 제니퍼가 자신을 돌봐줄 때 했던 것들을 그대로 따라 했다.

Boredpanda | Anastasiia Bogolepova

제니퍼가 피마의 보호자였던 것처럼 피마는 실버의 보호자가 됐다. 피마는 젖은 나오지 않았지만, 실버에게 젖을 물렸고 어미처럼 털을 핥아줬다.

Boredpanda | Anastasiia Bogolepova

부모·어른·선배 등 윗세대에게서 받은 사랑을 자녀·아이·후배에게 다시 베푸는 행동을 ‘내리사랑’이라고 한다.

누구에게 배우지는 않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하늘이 내려준 천성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천성을 잘 가꾸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모습은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