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옹~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울려 퍼지는 고양이 소리. 주인 할머니를 부르는 고양이 ‘아옹이’의 울음이었다.
할머니는 어미 잃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새끼 때부터 몸이 약했던 아옹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그런데 어느 날 아옹이의 건강 상태가 걱정됐다. 주변에 동물병원 하나 없는데, 혹시 아옹이가 아픈 건 아닐까 걱정된 할머니는 다급히 수의사를 불렀다.
과거 EBS ‘고양이를 부탁해’에서는 충북 보은에 사는 최병옥 할머니와 아옹이의 사연이 공개됐다.
할머니는 “외손자가 어미 잃은 새끼 고양이를 구조해 데려왔다. 그때부터 내가 키우게 됐다”고 밝혔다.
“아옹~” 하면서 운다고 이름도 ‘아옹이’라고 지어줬다. 몸이 약한 것 같아 직접 상추를 잘게 썰어 사료와 섞어주기도 하고, 복날에는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삶아 먹여주기도 했다.
할머니의 사랑 덕분인지, 아옹이는 통실통실 살이 올랐다.
아옹이는 할머니를 참 잘 따랐다. “아옹아~”라고 부르면 쪼르르 달려왔고, 할머니가 집밖에 나서면 함께 따라다니며 시골 마을을 산책했다. 할머니가 누우면 그 옆에 팔을 베고 누웠다. ‘개냥이’가 따로 없다.
할머니는 마냥 행복하면서도, 동시에 아옹이의 건강이 걱정됐다. 주변에 동물병원이 없는 데다가, 아옹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가려면 청주시까지 가야 했다. 할머니에겐 무리였다.
게다가 최근 들어 아옹이가 부쩍 살이 빠지고, 기운이 없어 보였다. 턱 밑을 쓰다듬자 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가 손에 잡혔다.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할머니는 수의사를 불렀다.
할머니는 수의사에게 “예전에는 얘가 통통하고 밥도 잘 먹고 건강했는데… 요즘 살이 빠지더라. 얼굴에 혹도 생긴 것 같다”고 말하며 안절부절못했다.
그러자 수의사는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걱정되시면 병원으로 데려가 정밀검진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동물병원으로 향한 아옹이. 정밀검진 결과는 놀라웠다.
아옹이의 꼬리가 살짝 꺾여 있었는데, 크게 문제가 될 건 아니었다.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없는 정도였다.
그리고 문제의 혹. 검진해보니 염증도 없었고, 부종도 없었다. 정상이었다. 뭉툭하게 잡히는 덩어리는 바로 ‘볼살’이었다. 수의사들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옹이는 검진을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할머니는 걱정된 마음에 버선발로 달려 나와 아옹이를 맞이했다. 아옹이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말에 그제야 안심하는 할머니였다.
처음으로 환하게 웃던 할머니는 “아옹이가 그저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