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무슨 일이래유. 그 흙탕물에 빠지구… 이리 와봐유. 내 손 잡아유”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아닐 프라브하카르(Anil Prabhakar) 씨는 현지 비영리단체 보르네오 오랑우탄 생존 재단(BOS Foundation)을 찾아 오랑우탄 서식지를 촬영했다.
멸종위기인 오랑우탄들은 이곳 보르네오섬에 위치한 열대우림에서 한데 모여 살고 있다. 아닐 씨는 한 장 한 장 오랑우탄들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고 사진으로 포착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재단 직원 한 명이 흙탕물 투성이인 연못에 들어가 있었다.
이날 재단에는 “근처에 뱀이 출몰했다”는 소식이 들어왔고, 직원은 혹시 모를 독사의 위협에서 오랑우탄을 보호하기 위해 부유물 및 뱀 제거 작업을 진행한 것.
같은 연못 근처 풀밭에는 오랑우탄 한 마리가 이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허리까지 오는 꽤 깊은 물속에 뛰어든 직원을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듯했던 오랑우탄은 이윽고 연못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직원을 향해 한 손을 내밀었다.
마치 자신의 손을 잡으라는 뜻인 것처럼 팔을 쭉 뻗은 녀석. 아쉽게도 직원은 오랑우탄을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다.
아닐 씨는 “오랑우탄의 야생성을 지키려면 함부로 인간과 접촉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직원 분은 오랑우탄이 내민 손을 모른 척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오랑우탄은 영장류 중 가장 지능이 높은 동물이다. 인간과 DNA가 96% 일치하며, 생김새뿐만 아니라 지능, 감정도 인간과 가장 비슷하다.
자신을 위해 흙탕물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아저씨를 도와주고자 한 오랑우탄. 해당 장면을 사진으로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