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흐렸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할아버지는 본인이 아닌 반려견의 옷깃부터 여미기 시작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필리핀 다바오 지역에서 촬영된 영상이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영상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자 시장 한쪽에 잠깐 달리던 자전거를 멈추고 선 할아버지가 담겼다.
이 할아버지는 자신의 자전거 앞 바구니에 태운 흰둥이 반려견에게 파란색 땡땡이 비닐 우비를 주섬주섬 입혀주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옷 틈 사이로 비가 샐까 꼼꼼히 강아지의 우비를 여며주는 할아버지의 손길을 강아지는 얌전히 앉아 느끼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이어 작은 밀짚모자를 자전거 뒷바구니에서 꺼내 반려견의 머리에 씌워주기까지 했다. 모자는 강아지의 머리에 딱 맞았고, 강아지는 익숙한 듯 편안하고 행복한 얼굴로 눈을 살짝 감고 자전거에 몸을 기댔다.
그렇게 채비를 마치고서야 자신의 젖은 손에 장갑을 끼우고 할아버지는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아끼는 반려견이 비를 맞지 않도록 해주고 싶었던 할아버지의 진심. 할아버지 본인은 정작 모자 하나만 쓴 차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