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새의 알이 깨졌는데… 포기하지 않고 ‘테이프’ 붙여준 사육사

By 김연진

지구에 단 200여 마리만 생존하는 ‘멸종 위기’ 앵무새 카카포(Kakapo).

개체 수가 가장 줄었던 지난 1990년대에는 단 50여 마리만 존재했으나, 전문가와 환경 운동가의 노력 끝에 심각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중에는 풀과 테이프로 기적처럼 부화했던 카카포도 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육사 덕분이었다.

지난 2014년, 뉴질랜드에서 환경 보호 운동가이자 카카포 전문 사육사로 활동하는 한 여성은 카카포알을 소중히 보관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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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포알을 야생에 두면 포식자, 곰팡이 등 균이나 바이러스의 위협 등으로 개체 수 보존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환경 운동가들은 알을 인공 부화시켜 야생에 돌려보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알에 균열이 생겨버린 것이다. 녀석의 어미가 실수로 알을 밟아 생긴 일로 추정됐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소중한 멸종 위기 생물이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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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사육사는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이고, 풀로 균열을 메우며 가까스로 알을 복원했다. 부디 카카포가 무사히 부화되기만을 바랐다.

다행히도 알 속의 얇은 막이 손상되지 않아 카카포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이후 카카포는 부화에 성공하며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왔다.

이 극적인 사연은 최근 온라인을 통해서 재조명되면서 수많은 누리꾼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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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카카포는 뉴질랜드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 앵무새로, 평균 수명이 95년에 달한다.

다른 새보다 몸집이 크고, 날개가 퇴화해 날지 못한다. 유일하게 날지 못하는 앵무새로 유명하다.

전문가와 환경 보호 단체의 노력 덕분에 개체 수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1990년대 50여 마리에서 2016년에는 150여 마리, 2019년에는 200마리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