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돌고래’ 화순이가 세상 떠났다는 소식 전해진 날, 누리꾼들 사이에 퍼진 ‘돌고래 구름’

By 윤승화

제주 고래체험시설에 살던 마지막 돌고래 ‘화순이’가 결국 수조 안에서 생을 마감했다.

화순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돌고래 구름이 공유됐다.

지난 19일 제주도청 해양산업과는 제주 고래체험시설 ‘마린파크’의 돌고래 화순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렸다.

화순이는 12년 전인 2009년 일본 바다에서 포획돼 한국으로 수입됐다. 그리고 올해까지 12년간 전시와 체험에 이용됐다.

화순이 / 핫핑크돌핀스 제공

이곳에 있던 돌고래들 중에서 화순이는 가장 똑똑한 돌고래였다. 다른 돌고래들이 티격태격하면 싸움을 중재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그러다 지난 1년간 화순이의 동료 돌고래들이 차례로 죽었다. 비좁은 수조에 갇힌 채 포획 트라우마와 감금 스트레스로 고통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안덕이, 한 달 뒤 달콩이가 죽었고, 올해 3월 낙원이가 세상을 떠나면서 화순이는 혼자 남았다.

돌고래는 지능이 높고 무리 지어 생활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친구들이 모두 떠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화순이는 삶의 의지를 잃었다.

화순이 / 카라 제공

그런 와중에도 화순이는 하루에 총 6번 체험에 동원됐다. 쉴 틈이 없는 일정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원치 않는 수직 점프를 해야 했으며, 움직일 수 없게 꼬리를 잡힌 채 사람들이 자기 몸을 만지는 체험을 견뎌야 했다.

움직이는 것은 그때뿐이었다. 화순이는 체험 시간 외에는 내내 수면 위에 멍하게 둥둥 떠 있었다. 이는 스트레스가 심한 수족관 돌고래에게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죽기 직전까지도 그렇게 체험에 동원된 화순이는 17살의 나이(추정)로 세상을 떠났다. 야생 돌고래 평균 수명인 40살의 절반도 살지 못했다.

트위터 ’39cherryPie’

화순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트위터에서는 사진 한 장이 공유돼 1만건이 훌쩍 넘는 리트윗을 기록했다.

어느 누리꾼이 찍은 돌고래 모양 구름 사진이었다.

사진에는 바다처럼 푸르른 하늘에서 돌고래 두 마리가 유영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세상에서라도 자유롭게 헤엄치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