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둑은 도둑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배움에 목마른 이가 돈이 없어 책을 훔쳤다면 용서해줘야 한다는 옛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표현이다.
그래서일까. 누군가에게 빌린 책이나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돌려주는 데 조금 무심한 이들도 있다.
하지만 빌린 책을 돌려주는 데 큰 책임감을 느끼는 이도 있다.
BBC는 지난 5월 영국 서퍽주 로스토프트 도서관에 52년 만에 책 한 권이 반납됐다고 보도했다.
이 책은 1965년 출판된 짐 헌터의 ‘형이상학적 시인들’이었다. 이 책은 ‘미안합니다’라는 쪽지와 함께 반납기한을 무려 52년 가까이 넘긴 2019년에야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로스토프트 도서관 사서 조 와일드는 “책에 꽂혀 있던 대출 일지에는 해당 도서가 1966년 8월 22일 대출된 것으로 적혀 있었다. 반납 기한은 1967년 9월까지였다”라며 “반납자가 매우 당황스럽다”는 쪽지와 함께 남겼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책을 반납한 사람은 지역 주민으로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에서 이사하다 책을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다른 사람이었다면 책을 반납하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매우 놀라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반납한 사람은 연체료로 100파운드(한화 약 15만원)짜리 수표도 함께 보냈다.
와일드는 “당시 연체료는 일주일에 3펜스(30원)였다. 지금 물가로 환산하면 약 33파운드(5만원)를 더 낸 셈”이라고 웃었다.
현재 이 도서관의 연체료는 하루에 15펜스(230원) 정도이며, 성인용 도서의 경우 최대 1만원의 연체료가 부과된다.
도서관 측은 반납된 책 상태가 매우 좋아 도서관 서가에 전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