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태어나서 처음 먹었던 피자의 맛을 잊지 못했다.
돈이 없어서 먹었던 ‘가장 싼 피자’였지만, 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미노 치즈피자에 얽힌 청년 A씨의 사연이 공개돼 눈시울을 붉혔다.
A씨는 “어렸을 때 다 쓰러져 가는 집 한 칸에서 살았다. 아버지는 툭 하면 손찌검을 하셨는데, 어머니는 어린 나를 데리고 무작정 서울로 도망치셨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달동네 단칸방에서 살면서 정말 어렵게 지냈다. 매일 밥 반 공기에 장아찌로 허기를 달랬다”고 설명했다.
그랬던 A씨의 눈에 무언가가 하나 들어왔다. 피자 가게였다. 도미노 피자. 어린 A씨는 피자가 무척 먹고 싶었다. 피자 가게 앞에서 냄새만 킁킁 맡았다.
결국 참지 못했던 A씨는 “엄마, 피자 먹고 싶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난감한 표정으로 피자 전단지를 바라보기만 했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 겨우 마련한 돈, 9900원. 그 돈으로 먹을 수 있는 피자가 딱 하나 있었다. 메뉴 중에 가장 싼 피자, 치즈피자였다.
그렇게 치즈피자를 주문했고, A씨는 태어나 처음으로 피자를 먹었다. “야, 세상에 이런 맛이 있구나”. A씨는 눈물의 피자를 먹었다.
아까워서 다 먹지도 못했다. A씨 2조각, 어머니 2조각. 남은 2조각은 냉장고에 두었다가 정말 배고플 때 한 조각씩 꺼내 먹었다고 A씨는 고백했다.
그렇게 15년이 흘렀다. A씨는 힘들고, 배고픈 15년이라고 표현했다.
어느덧 A씨는 열심히 공부해 대학까지 진학했고, 어머니도 이 악물고 일하며 돈을 모아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A씨는 “정말 어머니는 대단하시다. 지금은 가게도 있고, 예전보다 많이 살만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성인이 된 A씨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무언가를 보게 됐다. A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도미노 피자 전단지. 복잡한 감정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여자친구는 “피자 하나 시켜 먹자”고 말했고, A씨는 “혹시… 치즈피자 있나? 가장 싼 거…”라고 답했다.
여자친구는 속도 모르고 피자가 마음에 안 든다며 투정을 부렸으나, A씨는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다. 15년 전, 단칸방에서 어머니와 나눠 먹었던 그 피자가 떠올랐다.
치즈피자를 한 입 먹은 A씨는 “15년 전, 달동네에서 시켜 먹었던 피자. 꼬깃꼬깃한 천원짜리와 동전들을 모아 어렵게 먹었던 피자. 난방도 안 되는 쪽방에서 엄마와 덜덜 떨면서 먹었던 그 맛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그 기억이 나서, 피자를 먹자마자 나도 모르게 목이 뜨거워지면서 꽉 막혔다.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고 고백했다.
A씨는 당장 집으로 향해 어머니에게 치즈피자를 건넸다. “엄마, 이거 기억나? 옛날에 우리 같이 시켜 먹었던 치즈피자야”. A씨의 눈은 이미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어머니는 치즈피자를 한 입 드시더니, “그때는 없이 살았으니까 맛있었지. 이거 느끼해서 어떻게 먹냐? 너 다 먹어라”고 말씀하시곤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안방에서는 어머니의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감정이 북받쳐 흐느끼고 계셨다.
A씨는 “안방에서 어머니 우는 소리가 났다. 한 번도 우는 거 못 봤는데… 엄마도 그 시간들을 기억하시나 보다. 정말 이게 눈물 젖은 빵이라는 건가…”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어머니 사랑해요. 당신이 제 어머니라서 고마워요. 힘들지언정 당신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