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세상 떠난 아빠와 아들의 ‘마지막 통화’ (영상)

By 윤승화

코로나19 확진, 직후 격리, 임종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가족을 둔 심정은 대체 어떤 마음일까.

지난달 24일 방영한 다큐멘터리 tvN ‘쉬프트(Shift)’는 코로나 사망자 유족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날 방송에는 올해 3월 코로나19로 숨진 남편을 둔 아내 임희정(가명) 씨가 출연했다.

코로나19로 확진되자마자 사랑하는 가족과 격리돼 입원한 남편. 당연히 면회는 불가능했고 전화 통화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무력했던 시간이었다.

임씨는 이날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던 남편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음성 녹음을 들려주었다. 아들과 남편, 그리고 임씨가 나눈 통화 내용이었다.

tvN ‘tvN 쉬프트(Shift)’
tvN ‘tvN 쉬프트(Shift)’

“아빠 기침 많이 하나?”

“응…”

“밥 먹었나?”

“밥 먹었다. 엄마는?”

“엄마 옆에 있다. 흑…”

“울지마라, 인마”

tvN ‘tvN 쉬프트(Shift)’
tvN ‘tvN 쉬프트(Shift)’

“아빠, 힘내라 제발…”

“알았다, 아빠 힘낸다. 걱정하지 마”

“내가 많이 못 해줘서 미안해…”

“괜찮다, 인마”

“아빠…”

“괜찮아지겠지. 울지마라”

tvN ‘tvN 쉬프트(Shift)’
tvN ‘tvN 쉬프트(Shift)’

수화기 너머로 오열하는 가족을 안심시키려는 듯, 남편은 애써 괜찮다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그마저도 기침 때문에 말을 잇는 것 자체가 힘든 느낌이었다.

“여보, 힘내라”

“알았다. 사랑해…”

“사랑해”라는 말이 마지막이었다. 임씨는 “끝이에요. 이게 끝이에요”라고 전하며 음성 녹음을 껐다.

tvN ‘tvN 쉬프트(Shift)’
tvN ‘tvN 쉬프트(Shift)’

남편은 그 이후 20여 일간 의식을 잃었고 끝내 세상을 떠났다.

평범한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다.

어느 새벽 전해진 남편의 부고에 찾아간 병원에서는 유리창 두 개 너머로나마 남편의 마지막 모습을 간신히 볼 수 있었다.

손조차 한 번 잡지 못했다.

남편의 시신은 그대로 화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