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치매 환자가 있다.
환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헤드셋을 씌우고, 음악 하나를 들려주자, 그의 몸짓에서 아름다움이 피어났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래드바이블 등 외신은 미국의 프리마 발레리나였던 마르타 C 곤살레스(Marta C Gonzalez)의 이야기를 전했다.
마르타 씨는 1960년대 미국 뉴욕 발레단에서 이름을 떨쳤던 수석 발레리나였다.
특히 차이콥스키의 작품 ‘백조의 호수’로 유명한 예술가였다.
수십 년이 흐른 뒤, 마르타 씨는 알츠하이머에 걸려 요양원에서 지냈다. 알츠하이머 투병하면서 거동도 제대로 할 수 없어 휠체어를 타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요양원을 찾은 음악 치료사가 마르타 씨에게 ‘백조의 호수’를 들려주는 일이 생겼다.
헤드셋에서 익숙한 선율이 흘러나오자, 힘이 없던 마르타 씨의 눈빛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휠체어에 앉은 채로 마르타 씨는 음악에 맞춰 섬세하고 우아한 몸짓을 해 보였다. 다름 아닌 ‘백조의 호수’ 발레 동작이었다.
치매로 모든 기억을 잃었지만, 한평생 춰 온 발레 동작만큼은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마치 바로 어제 연습이라도 한 듯 아름다운 몸짓이었다.
요양원 사람들은 기억이 되살아난 마르타 씨의 움직임을 숨죽이고 지켜봤다.
안타깝게도 마르타 씨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세상을 떠나던 날까지도, 마르타 씨는 아름다운 발레리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