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한 채 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낸 어느 여성의 창백한 얼굴.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일상을 시작하던 스페인 빌바오 지역 주민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빌바오 네르비온 강 수면 위로 창백한 여성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시체 아니냐”며 사람들을 공포로 몬 여성의 얼굴은 강 수위에 따라 모습을 드러냈다가, 다시 물에 잠겼다.
사실 이는 멕시코 초현실주의 예술가 루벤 오로즈코의 작품.
섬유 유리로 만든 120kg짜리 작품은 전날 한밤중에 설치돼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강물에 뜬 얼굴의 작품명은 ‘비하르’로, 바스크어로 ‘내일’을 뜻한다.
작가는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해당 작품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오로즈코는 “사람들의 선택에 따라 후손들이 물에 잠겨 살 수도, 고개를 내밀고 살 수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