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주민 여러분~!! 코로나로 인해서 참외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 서울서 참외 잘 먹는 처자가 내려왔답니다”
참외 농가 홍보를 위해 농가를 찾아 일손까지 도운 먹방 유튜버가 예쁘고 기특해 보였던 걸까. 참외 농민 할아버지는 유튜버에게 꼬깃꼬깃한 용돈을 건넸다.
지난 20일 먹방 유튜버 ‘쯔양’은 경상북도 성주군에서 찍은 아주 특별한 먹방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영상에서 쯔양은 “지금 참외 철인데,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코로나19 때문에 정말 많은 분이 힘들겠지만 참외 농가도 아주 힘들다고 해서 왔다”고 밝혔다.
성주 참외는 비옥한 토질과 풍부한 일조량으로 당도가 높기로 잘 알려져 있다. 전국 참외 생산량의 75%를 차지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친 농민분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자 성주군에 방문한 쯔양. 쯔양은 “제가 열심히 수확도 하고 맛있게 먹어서 힘을 북돋아 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곧이어 쯔양은 밀짚모자를 쓰고 본격적으로 일손 돕기에 나섰다.
쯔양은 바람이 통하지 않아 조금만 있어도 땀이 흐르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참외 수확을 시작했다. 힘들지만 값진 노동이었다.
쯔양의 곁에서 참외 따는 법을 알려주던 한 농민은 “(참외) 하나하나가 소중한 농민들의 땀과 피라 맛있게 먹어줬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농민은 곧바로 쯔양에게 큼지막한 참외 하나를 깎아 건넸다. 쯔양은 “너무 맛있어요, 진짜로”라며 “땀 흘리고 먹으니까 진짜 달다”고 좋아했다.
쯔양의 먹방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성주 농민들은 쯔양을 위해 그냥 참외는 물론 참외 불고기, 참외 비빔국수, 참외 주먹밥, 참외 샌드위치, 참외 깍두기 등 새참을 한 상 차려 내왔다.
이어 상 앞에 붙어 앉아 쯔양에게 너도나도 한 입씩 먹이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서 젓가락이 날아와 쯔양의 입속으로 안착했다.
“참외 깍두기 함 잡숴봐요”
“쯔양, 싼드위치 함 무봐. 아~주 여러가지 넣어놨으니까 묵어봐”
대식가 쯔양은 “달아서 너무 좋다”며 어르신들이 건네는 음식을 넙죽넙죽 잘 받아먹었다. 맛있다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후식은 달달하고 아삭아삭한 참외로 마무리했다. 농민들은 “잘 먹으니 이쁘네”라며 쯔양을 향해 미소지었다.
코로나로 침체된 마을을 찾아 참외를 잘 먹어주니 보는 것만으로도 활기가 다시 생기는 것 같아 좋다는 농민들이었다.
그때였다. 트럭을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이던 할아버지 한 명이 다시 차를 돌려 다가왔다.
참외 농가 홍보도 마다하지 않고, 일손도 거드는 모습이 예쁘고 기특해 보였던 걸까. 할아버지는 지갑에서 5만원짜리 한 장을 꺼내더니 아무 말 없이 쯔양에게 내밀었다.
당황한 쯔양이 죄송한 마음에 계속 거절하자, 할아버지는 지폐를 바닥에 살포시 두고 “니 해라”라며 무심하게 자리를 떴다.
그러자 쯔양은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놓칠세라 “감사합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인사하며 꾸벅꾸벅 고개를 숙였다.
이어 “과일 먹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먹었었는데, 앞으로 하나하나 소중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영상을 마쳤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자극적인 음식 대신 우리 농가 음식 맛있게 먹으면서 홍보하면 선순환일 것 같다”며 먹방의 긍정적인 기능을 활용한 쯔양의 선행을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