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순이 아내 심부름으로 6천원짜리 오렌지주스 환불하러 마트 갔다가 4천억 당첨된 남편

By 안 인규

아내 말을 잘 듣고 6천원짜리 오렌지 주스를 환불하러 갔다가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남편이 있다.

지난 2018년 5월 미국 뉴저지 주 리틀 페리라는 동네에 사는 타이브 수아미(Tayeb Souami) 씨가 겪은 실화다.

56세의 평범한 회사원 타이브 씨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맞벌이 중인 아내와 함께 열심히 생계를 꾸린 성실한 가장이었지만, 자녀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가계 사정은 더욱더 넉넉지 않게 됐다.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내주기 위해 주택담보대출까지 받았지만 생활비는 갈수록 모자라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이 끝난 뒤 퇴근하고 집 가던 길, 타이브 씨는 마트에 들러 간단한 장을 봤다. 그중에 오렌지 주스를 5달러, 우리 돈 약 6천원에 사 귀가했다.

집에 와서 장 본 식료품들을 꺼낸 타이브 씨. 그때 아내가 오렌지 주스를 보더니 물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거 얼마 주고 샀어?”

“어, 이거 5달러 주고 샀어”

“뭐 5달러? 아유, 너무 비싸. 바로 옆에 슈퍼 가면 50% 세일해 가지고 2.5달러인데 5달러라니. 이거 바가지다. 환불해 와!”

방금 퇴근해서 막 집에 온 타이브 씨였다. 아무리 형편이 빠듯하지만 몇 천원을 환불받으러 가는 게 귀찮을 법했고, 마트로 가는 기름값이 더 들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타이브 씨는 사랑하는 아내와 싸우기 싫었기에 바로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다시 차를 몰아 오렌지 주스를 샀던 마트로 향했다.

“저 죄송한데, 아까 오렌지 주스 샀는데 이거 환불 좀 해주세요”

이때 환불을 기다리는 동안 타이브 씨는 카운터 뒤쪽 벽에 붙어있는 광고 전단 하나를 보게 된다.

실제 사연 보도 화면 캡처 / CBS New York

오렌지 주스를 환불받은 다음에는 다시 아내가 말했던 오렌지 주스 반값 세일하는 가게에 가서 2.5달러에 오렌지 주스를 산 뒤 귀가했다. 아내는 만족해하며 타이브 씨에게 고마움을 표현했고 그날 저녁은 그렇게 평화롭게 지나갔다.

다음날 아침. 타이브 씨가 마당일과 세차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타이브 씨는 아내에게 “마당일 하기 전에 세차 먼저 하고 오겠다”고 한 뒤 차를 몰고 세차장으로 향했다.

세차장으로 가는 길에는 편의점이 있었다. 타이브 씨는 세차장에 가기 전 먼저 편의점에 잠깐 들렀다.

사실 과거 타이브 씨의 취미는 복권 사기였다. 그러나 복권 당첨이 그리 쉬운 일인가. 살 때마다 번번이 꽝이었고, 타이브 씨 아들은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이제 로또 좀 그만 사. 로또 될 확률이 몇 분의 몇인지 알아? 그렇게 돈 낭비하지 마”

아들에게 이런 얘기를 듣고 부끄러워진 타이브 씨는 그 뒤로 오랫동안 취미를 끊었다.

실제 사연 보도 화면 캡처 / CBS New York

그러다 전날 저녁, 오렌지 주스를 환불하러 갔던 마트 카운터에서 다름 아닌 로또 광고 전단을 본 것. 전단에는 ‘315 밀리언 달러 당첨금 누적’이라고 적혀 있었다.

망설이던 타이브 씨는 5달러를 환불받고, 거기서 새로 살 오렌지 주스값 2.5달러를 남겨두고 나머지 돈으로 복권을 2장 샀다.

그렇지만 이튿날 아침이 돼서도 죄책감이 느껴졌다.

‘아내는 2.5달러에 오렌지 주스를 사왔다며 “고마워”라고 말해줬는데, 사실 나는 남은 돈을 그냥 날려버린 거나 마찬가지니까…’

이런 생각에 미안해서 마당일도 하겠다고 자청했던 타이브 씨였다.

어쨌든 복권은 샀으니 확인은 해봐야 인지상정.

타이브 씨는 편의점에 들어가 첫 번째 복권부터 확인했다. 역시나 꽝이었다.

타이브 수아미(Tayeb Souami) 씨 / NJ.com

편의점 직원이 곧이어 두 번째 복권을 확인했다. 복권을 스캔하고 기계 화면을 본 편의점 직원의 눈이 돌연 커지더니, “오 마이 갓(Oh My God)”을 연발하기 시작했다.

영문을 모르는 타이브 씨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편의점 직원을 짧게 대답했다.

“빅(Big, 크다)”

“얼마나, 어떻게 큰 거냐”고 재차 묻는 타이브 씨에게 이번에도 직원은 짧게 대꾸했다.

“베리 빅(Very Big, 매우 크다)”

시간이 흘렀다. 타이브 씨는 2시간 만에 집에 돌아왔다.

“어딜 갔다 온 거냐. 세차장은 5분 거리인데 무슨 2시간이 걸렸냐”고 타박하는 아내에게 타이브 씨는 대답 대신 “10만원만 달라”라고 말했다.

실제 사연 보도 화면 캡처 / CBS New York

“지금 당장 10만원이 어디 있느냐”고 아내가 난처해하자, 타이브 씨는 “장난이었다”며 주머니에서 복권을 꺼냈다. 거기에는 당첨 금액이 적혀 있었다.

당첨 수령금은 315 밀리언 달러, 한화 약 4천92억.

“손이 너무 떨려서, 편의점에서 2시간이나 있느라 늦었어”

타이브 씨 가족은 서로 얼싸안고 울고 웃으며 기쁨을 나눴고, 타이브 씨는 자녀들의 학자금은 물론 집 담보 대출금도 전부 갚았다. 이후 2023년 지금까지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날, 아내 말을 듣고 오렌지 주스를 환불하러 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복권 당첨 인터뷰에서 타이브 씨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 러브 오렌지 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