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벌집 제거 전문가가 주택 외벽 안쪽에 자리 잡은 거대한 벌집을 5시간이나 걸려 제거했다.
지난해 9월 미국 테네시주 제르맨타운에 있는 한 주택 창가에 벌떼가 윙윙 날아다녔다. 예사롭지 않은 벌떼의 움직임을 본 집 주인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벌집 제거 전문가 데이비드는 “주택가에 있는 벌집을 제거해 달라는 요청은 아주 가끔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가장 먼저 벌집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조사했다. 그리고 벌이 날아드는 외벽의 벽돌을 한 개 빼내자 벌집이 살짝 보였다. 그는 곧장 열감지기로 벌집의 거대한 규모를 파악하고는 깜짝 놀랐다.
벌 전문가인 그는 벌들이 자기 영역을 수호하려는 극단적인 본능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벌집을 건드리면 벌집을 사수하려는 벌떼가 끝까지 덤벼들게 분명했다.
그는 연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벌에게 연기를 보내면 불이 난 줄 알고 공격 모드보다는 생존 모드로 변하기 때문이다.
벽과 창문 아래 틈새에서 벌들이 윙윙거리며 드나드는 입구가 있었다. 그는 먼저 살충제를 뿌린 뒤 조심스럽게 벌집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벽돌을 제거했다.
데이비드는 “건물에 있는 벌집을 제거할 때는 최대한 작은 구멍을 내서 작업한다. 벽돌을 많이 빼내 벽이 무너지면 곤란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벽에 구멍을 내 벽돌을 하나씩 거둬내자 벽돌 뒤에 있던 거대한 벌집이 드러났다.
벌집 크기를 본 데이비드는 말문이 막혔다. 지금까지 그가 본 것 중 가장 큰 것이었다. 그는 납작한 벌집을 조각조각 잘라가며 침착하게 제거하기 시작했다.
살충제를 먼저 뿌렸더니 많은 벌이 죽어 있었다. 여왕벌도 이미 죽어 있었지만, 뚜껑이 닫힌 13개의 여왕 셀은 살아있었다. 벌집은 다행히 벽돌에 바짝 붙어 있지 않아 비교적 쉽게 떨어져 나왔다.
놀란 집주인은 덤불 뒤 안전거리 지점에서 벌집을 제거하는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벌집의 크기로 보아 최소 2년은 걸려 지은 벌집이 분명했다. 벌집 제거 작업은 무려 5시간이나 걸렸다. 그는 벌집을 들어내고 벽돌을 다시 끼운 뒤 작업을 마무리했다. 힘들게 꺼낸 벌집과 꿀은 살충제로 인해 폐기 처분했다.
데이비드는 페이스북에 “부화하지 않은 알들은 새 벌통으로 옮겼다”면서 “우리 집 뒤뜰에 있는 새로운 숙소에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을 전했다.
데이비드는 벌집 제거 작업을 할 때 벌들에게 나지막이 말을 걸며 달래기 때문에 자기를 ‘벌과 속삭이는 사람(Bee Whisperer)’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업하면서 벌들과 이야기한다. 그렇게 하면 벌들은 영어를 못 알아듣지만 내 마음이 차분해진다”라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