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 아내가 남편 직업에 관한 고충과 책임감에 관해 쓴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온라인 쇼핑 등 택배 수요가 늘면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받는 택배 건수는 1년 동안 44.8건에 달했다. 전 국민이 거의 매주 1번씩 택배를 받는 셈이다.
이렇게 택배가 증가하다 보니 과로를 하게 된 택배 기사나 물류 창고 일용직의 처우에 관해서도 관심이 커졌다.
예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 온 택배 기사 아내가 남편이 하는 일에 관해 쓴 글이 성실과 책임 그리고 사람 간의 배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이 주부는 “택배 기사에 대한 동정을 호소하는 것이 아닌, 한 집안의 가장을 같은 인간으로 대해 주셨으면 하는 취지로 글을 썼다”고 적었다.
그녀는 새벽 5시에 일어나 꾸역꾸역 고열량 식사로 아침을 먹어야 하는 남편의 일과를 알리며 글을 시작했다.
아침 7시 택배들이 모이는 지역 센터로 출근한 남편은 레일 위를 움직이는 물건을 먼저 분류해, 300~500여 개에 달하는 택배를 차에 실어야 한다.
오전 꼬박해야 하는 이 작업은 실외에서 해야 해서 여름에는 비 오듯 땀이 쏟아지고 겨울에는 핫팩으로 몸을 꽁꽁 감싸야 한다고.
“보통 오후 1시부터 본격적인 배달을 시작하는 남편은 엘리베이터 없는 곳에 주인이 있다고 해서 갔다가 없어 도로 갖고 내려와야 한다” “경비아저씨 잔소리를 수시로 듣기도 한다”며 남편의 여러 고충을 적었다.
또 “편의점이나 다른 곳에 택배를 맡길 때 눈치를 보거나 전화 못 받은 고객이 돌아와서 택배를 갖다 달라고 무턱대고 요구할 때도 있다”고도 하소연했다.
글쓴이의 남편은 힘든 하루일을 마치고 퇴근한 후에도 편히 쉴 수 없었다.
집에 돌아온 뒤, 손님들의 문의 전화와 문자에 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님들의 불평불만에 일일이 답변하고 나서야 남편의 그날 할 모든 일이 비로소 끝난다.
글쓴이는 “도와준다고 한번 남편 따라나섰다 울고불고 그만두라고 했다”며 “이마저도 남편이 금지해서 이제 도와주지 못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예의를 지키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 같다”라고 씁쓸함도 드러냈다.
또 그녀는 “남편은 택배 하나하나를 가족이 먹고사는 보석이라며 소중히 여긴다”며 택배 기사들도 누군가의 남편이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으로 여겨달라는 부탁의 말도 남겼다.
5년 전 작성된 이 글은 4년이 지난 현재 택배 배달원의 일상과 다를 수도 있다.
자동화되면서 작업이 편해졌을 수도 있지만 택배 기사와 경비원들, 청소부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과 배려는 여전히 필요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