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는 임희정 전 광주 MBC 아나운서는 고백했다.
“저는 막노동하는 아버지의 딸입니다”
지난 2월 임희정 아나운서는 온라인을 통해 “나는 개천에서 난 용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아버지는 집안 형편 때문에 국민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몸으로 하는 노동에 종사했고, 어른이 되자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아나운서라는 직업 하나만을 보고 그 사람의 부모와 집안을 판단한다”라며 “나를 번듯한 집안에서 잘 자란 사람, 부모의 지원을 받아 잘 성장한 아이로 여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아버지가 무슨 일 하시냐고 물으면, 나는 건설 쪽 일을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아버지가 건설사 대표나 중책을 맡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희정 아나운서는 고백했다.
“‘아버지가 어느 대학을 나오셨냐’고 물으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아도 아버지는 대졸자가 됐다”
“부모를 물어오는 질문 앞에서, 나는 거짓과 참 그 어느 것도 아닌 대답을 할 때가 많았다”
임희정 아나운서는 “우리 부모님은 가난과 무지를 스스로 택하지 않았다. 내가 개천에서 난 용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정직하고 열심히 삶을 일궈낸 부모를 보고 배운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를 움직인 가장 큰 원동력은 부모님이었다. 물질적인 지원보다 심적 사랑과 응원이 한 아이의 인생에 큰 뒷받침이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내 아버지가, 어머니가, 우리 모두가 존중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글은 온라인에 공개되자마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임희정 아나운서는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생각해보면 부끄러웠던 건 아버지의 직업이 아니었다. 그 기준에 맞춰서 거짓말하고 숨겼던 제 자신이 가장 부끄러운 존재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이렇겠지’ 하고 생각하는 기준을 정해놓고 그것이 아니면 ‘틀리다’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저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꿈이든 생각이든 마음이든, 잘 품어서 내가 날 믿고 스스로를 많이 토닥여주고 위로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