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있는데요, 우리 언니가 작년부터 많이 우울해해서요. 그래서 결국에는 우울증약도 먹고 그러고 있는데, 잠만 자구 밖에 나가기두 싫어하구…
근데 또 언니가 먹을 걸 무지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그게 너무 귀엽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한데요.
우리 언니가 계절 음식을 특히 좋아하는데, 작년에는 “살기 싫다”고 그러더니 “아니다 겨울만 일단 살아봐야지”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속상해서 있다가 왜냐고 물었더니, “겨울에 집 앞에 파는 치즈 호떡이랑 슈크림 붕어빵은 먹고 싶어…” 이래서 울다가 웃음이 났거든요.
근데 막상 겨울이 오니까 해도 짧아지고, 집에만 있으니까 또다시 우울해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언니한테 그랬어요.
“언니, 봄 오면 딸기 뷔페 갈래?”
“…정말…?”
딸기 뷔페 얘기하니까 잠깐이나마 언니가 눈이 반짝거리면서 생기가 돌더라구요.
언니가 요즘 많이 무기력해 하고 그러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했는데… 제가 먹을 거 담당이라두 할 거예요.
딸기 뷔페로 봄을 나고, 수박 쥬스 마시자면서 여름을 꼬시고, 여름에는 군밤으로 언니를 꼬셔볼 거에요.
딸기가 제철인 봄,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익명의 누리꾼이 올린 이같은 내용의 사연이 많은 이의 공감을 얻었다.
우울증인 언니가 낙으로 여기는 것들은 크게 특별할 것 없었다. 일상 속 소소하고 작은 즐거움들이었다.
지난 2018년 출간돼 최근까지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 한 권 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이다.
우울과 무기력으로 힘들어하던 화자가 점차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화자에게는 가장 기운을 주는 게 떡볶이였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는 그만큼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뜻일 테다.
많은 사람이 삶을 어려워하면서도, 또 이처럼 작은 행복들로 살아간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는가.
위 사연이 게재되며 많은 누리꾼이 또 한 번 공감을 표한 가운데, 한 누리꾼은 아래와 같은 댓글을 남겼다.
“언니의 낙은 동생일 거예요. 자기를 이토록 위해주는 고운 마음씨의 동생이 있으니, 다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