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서른이 된 딸이 다섯 살 때 헤어진 아빠를 만나게 됐다. 우연히 사진에 찍힌 노숙자가 그리웠던 아버지였던 것이다.
최근 굿타임즈 등 외신은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국계 사진작가 다이애나 김(Diana Kim)의 기적 같은 사연을 전했다.
김씨가 사진작가를 일생의 직업으로 선택한 데에는 어린 시절 헤어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 또한 사진작가였고, 아버지는 딸에게 사진을 찍는 법을 가르쳐줬다.
그렇게 딸에게 큰 영향을 준 사람이지만, 아버지는 김씨가 다섯 살 되던 해 아내와 이혼하면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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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그렇게 아버지와 영영 헤어지게 됐다. 십수 년이 흘렀다.
대학에 입학한 뒤부터 김씨는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사진 작업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는 바로 거리 위의 노숙자였다.
노숙자들의 삶을 하나의 피사체로 느낀 김씨는 이후 서른이 되는 10여 년 동안 노숙자들의 사진을 꾸준히 찍었다.
그러던 2012년, 여느 때처럼 김씨는 거리로 나서 노숙자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김씨는 한 노숙자를 마주쳤고, 그 순간 즉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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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선 남루한 차림의 남성은 다섯 살 때 헤어진 아버지였다.
반면 아버지는 장성한 딸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고, 김씨는 망설이며 아버지의 뒤를 쫓았다.
건장하던 체격은 비쩍 말라 있었다. 아버지는 행동 또한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김씨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아빠”라고 불렀다. 아버지는 돌아보지 않았다.
인근 주민은 김씨에게 “그 사람은 항상 거기 서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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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씨의 아버지는 심각한 조현증을 앓고 있었다. 아내와 이혼 후, 김씨 아버지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증세는 악화해 결국 노숙자가 된 것.
딸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김씨는 노력 끝에 아버지를 병원으로 모셨고, 아버지는 서서히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새로운 삶을 위해 보통의 다른 사람들처럼 일자리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김씨와 아버지는 이제 여느 평범한 부녀 사이가 됐다.
김씨는 “우리는 행복해지기까지 많은 길을 돌아왔다.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됐다”며 아빠가 평범한 삶으로 돌아오는 게 내게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전하면서 사연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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