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학생이 교실에서 욕을 하고 침을 뱉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교사가 아이에게 다가가 조용히 속삭이자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세 평온해졌다.
이스라엘 초등학교 교사인 첸 밀러(Chen Miller)의 이야기는 그녀가 2016년 이스라엘 텔아비브 교육박람회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새 학년 첫날 그녀는 새로 맡은 2학년 교실에 들어가 아이들의 얼굴을 한 번 둘러보았다. 그중 유난히 눈이 크고 몸집이 작은 아이가 눈에 띄었다.
밀러의 시선이 아이에게 향한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친 아이는 갑자기 그녀에게 침을 뱉고 소리를 지르며 욕을 했다.
그녀는 아이에게 조용히 다가가 두 손을 모아 아이의 귀에 대고 부드럽게 속삭였다.
그러자 아이는 “바보 같은 선생, 아무것도 모르면서! 난 정서불안이야!”라고 악을 쓰며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 내가 정서불안이라는 걸 알아. 선생들과 교장 선생도 그렇게 말하고 부모조차 나더러 정서불안이래”라고 소리를 지르며 교실을 뛰쳐나갔다.
밀러는 그때마다 분노에 찬 아이에게 조용히 다가가서 “넌 영리하고 마음이 넓어. 나는 네가 좋은 아이임을 안단다”라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정서불안’이라는 딱지가 붙은 아이는 밀러의 말을 믿지 않고 여전히 모두 앞에서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기를 되풀이했다.
그렇게 3주째 접어들던 날, 밀러가 교실에 들어갔을 때 눈앞에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아이가 교실 앞 그녀의 책상 바로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아이는 더 이상 욕설과 무례한 언행, 바닥에 침 뱉기 등을 하지 않았고 소리도 내지르지 않았다. 그저 선생님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날은 아이가 밀러를 선생님으로 인정한 첫날이었다.
그해 연말, 아이는 밀러에게 “선생님은 어떻게 아이들이 착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선생님이 가진 비밀은 뭐예요?”라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밀러는 아이에게 미소를 지으며 “난 5학년 때까지 읽고 쓰지도 못했고, 숫자를 봐도 무슨 뜻인지 몰라 자신을 바보이며 머리도 나쁘다고 생각했지. 나에겐 희망도 좋은 일도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어”라고 어린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어 “나는 커서 절대 다른 아이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하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지”라고 말했다.
밀러가 아이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아이에게서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그녀 역시 학교에서 포기한 특수학생이었다.
“항상 기억해주세요. 교육은 영혼에 감동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 그리고 교육 관련자분들, 여러분이 아이에 대해 하는 말과 생각은 그 아이를 그렇게 단정 짓게 만듭니다.”
“할 수 없는 아이는 없어요. 오로지 할 수 있는 아이만 있습니다.”
밀러의 이야기를 접한 한 누리꾼은 “말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위로를 주는지 행동으로 보여줬다”며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