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먹었던 라면 맛을 잊지 못하는 A씨는 문득 라면을 먹다가 ‘라면데이’가 떠올랐다.
라면데이. 일주일에 딱 하루만 라면을 실컷 먹을 수 있는 날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시절에는 라면데이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커서 생각해보니 좀 이상했다. 그제야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됐다.
해당 사연은 과거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A씨의 이야기다.
A씨는 “어린 시절에 우리 집에는 특이하게 라면데이가 있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부모님이 평소에는 라면을 절대로 못 먹게 했다. 몰래 먹다가 걸리면 엄청 혼났다”라며 “그런데 라면데이에는 내가 먹고 싶은 라면을 실컷 먹게 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라면데이는 매주 일요일이었다. 토요일만 되면 다음 날 라면 먹을 생각에 무척 신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느 날에는 토요일에도 라면데이가 됐다. 그래서 주말 내내 라면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엄청 좋았던 기억이 난다. 다 찢어진 소파 사이를 마구 뛰어다녔다”고 말했다.
그렇게 TV 앞 탁자에 앉아 라면을 먹으며 행복했던 A씨.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추억이다.
그런데 A씨는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이 왜 라면데이라는 걸 만들어서 라면을 실컷 먹도록 해주셨을까.
A씨는 “좀 커서 깨달은 건, 우리 집이 가난해서 외식할 형편이 못 되니까 부모님이 라면데이를 만드셨다는 사실이다”라고 고백했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가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크게 사기를 당해 큰 빚을 지게 됐다. 이후 A씨네 집은 매일 라면만 먹어야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아이들만큼은 제대로 된 밥을 먹이고 싶었던 부모님. 평일에는 어렵게 마련한 음식들로 아이들 밥을 주고, 주말에는 ‘라면데이’라는 이벤트를 만들어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한 것이었다.
끝으로 A씨는 “다 커서 성인이 된 지금은 형편이 나아져서 주말이면 항상 외식을 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우리 집이 정말 가난했었다”라며 “그런데도 좋은 부모님이 계셨기에 가난 같은 건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잘 자랐다”고 털어놨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신 부모님 덕분에, A씨의 유년 시절은 행복만 남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