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농사꾼 할아버지가 기부한 마스크 단 1장이 미국 전역을 울렸다

By 윤승화

오래전 무심코 사두었던 마스크를 우연히 발견한 할아버지의 선택이 미국 전역을 울리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종이 가득 빼곡히 적어 내려간 손편지 한 장이 찍혀 있었다.

편지는 자신을 미국 캔자스주에서 옥수수와 콩 농사를 짓던 농사꾼이라고 밝힌 70대 할아버지가 보내온 것이었다.

데니스라는 이름의 할아버지는 “예전에 구매해뒀던 마스크 다섯 장을 발견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캔자스주에서 아내와 함께 사는 데니스 할아버지는 얼마 전 우연히 집안에서 과거 구매해뒀던 마스크 다섯 장을 발견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마스크 다섯 장은 무척이나 귀한 물건이었다.

특히 데니스 할아버지의 아내는 고령에다가 폐 하나가 없는 중증 호흡기 질환자였다. 그뿐만 아니라 남은 폐 하나도 자주 문제를 일으키고, 당뇨도 있어 몸이 약한 상태였다.

고심하던 할아버지 내외는 다섯 장 중 네 장은 자신들이 쓸 몫으로 남겨두고, 나머지 한 장을 손편지와 함께 뉴욕 주지사 사무실에 보냈다.

데니스 할아버지는 편지에서 “마스크 한 장을 보내니 주지사께 전해달라”고 부탁하며 “이 마스크는 사용된 적이 없으니, 할 수만 있다면 의사나 간호사에게 주고 싶다”고 적었다.

뉴욕주 주지사 홈페이지

뉴욕은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이다. 25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5만 3,000여 명을 돌파했다.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 6,000여 명이 뉴욕에서 숨졌다.

데니스 할아버지는 미국 내 코로나19 진앙으로 불리는 뉴욕의 의료진을 위해 써 달라며 마스크를 기부한 것.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감사를 표하기 위해 이날 브리핑을 열고 “아름답고 이타적인 행동이자 인류애의 표본”이라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들 또한 넉넉지 않은 형편이고 아픈 몸이면서, 비록 한 장일지라도 타인을 생각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지치고 힘든 가운데 이들의 사연은 따뜻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