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기념일. 말 그대로 ‘폐교’를 기념하는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숭실대학교에만 있는 기념일이기도 하다.
얼핏 보면 어색하고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곳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숨겨져 있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폐교기념일이 있는 대학교”라는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게시물에서 조명하고 있는 학교는 바로 ‘숭실대학교’였다.
숭실대학교는 지난 1938년 3월 18일 자진해서 폐교했었고, 현재까지도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이는 일본강점기 당시의 역사적인 상황에서 비롯됐다.
숭실대학교는 지난 1897년 평양에서 ‘숭실학당’으로 시작해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교가 됐다. 하지만 일본의 탄압으로 1925년에는 숭실전문학교로 개편됐다.
이후에도 105인 사건 등 항일 운동에도 깊숙이 개입하면서 일본의 탄압에 항거했다.
그러던 중 1938년, 일본은 교육 기관에 ‘신사 참배’를 강요하기 시작했다.
숭실전문학교는 이에 ‘자진 폐교’를 선언했다. 신사 참배를 할 바에는 차라리 폐교하겠다는 학교 측의 의지였던 것이다.
폐교 선언 이후 16년이 지난 1954년에 이르러서야 숭실대학교로 다시 개교했다.
16년이라는 공백기가 존재했지만, 일본에 항거했던 정신은 여전히 ‘폐교기념일’이라는 형태로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또한 숭실대학교의 상징물인 백마상에서도 공백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다섯 마리의 백마가 새겨진 백마상은 그 중간 부근이 뚝 끊겨 있는데, 이는 일본에 의해 자진 폐교했던 공백기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