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난 고3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혼자 타자 러시아 군인들이 말을 걸었다.
지난 15일 유튜버 ‘모르는지’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 브이로그 영상을 게재했다.
유튜버 ‘모르는지’는 열아홉 살 고등학생으로, 지난 11월 수능을 치른 뒤 혼자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타게 됐다.
이날 영상에서 혼자 열차 안에 앉아 카메라를 켠 ‘모르는지’를 향해 또래로 보이는 어린 러시아 청년이 수줍게 말을 걸었다.
까까머리를 한 청년의 정체는 러시아 군인. 러시아의 경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징병제인데, 징병 대상은 18세 이상 남성이며 복무 기간은 1년이다.
군인은 “너 블로거야?” 하며 물었고, ‘모르는지’는 “유튜버”라 대답했다.
마침 수험생 신분을 갓 벗은 ‘모르는지’의 장래 희망은 군사학과 진학이었기에 두 사람은 서툰 영어로 본격적인 소통을 시작했다.
말을 건 군인은 자신의 다른 군인 친구들을 소개해주었다. 18살부터 20살까지, 군인들은 모두 ‘모르는지’와 또래 친구였다.
‘모르는지’는 군인들의 칸으로 이동해 “안녕” 등 간단한 우리말을 알려주었다.
우리나라 장병들과 비슷한 또래일 러시아 군인들은 순수한 표정으로 열심히 한국어를 따라 했다. 카메라를 향해 다 함께 “안냥”이라며 복창했다.
이들은 ‘모르는지’가 마이쮸를 맛보여주자 맛있어하며 답례로 러시아 군인 초콜릿을 선물했다.
또 ‘모르는지’가 한국에서 가져온 스티커를 나눠 붙여주자 아쉬운 대로 껌을 주기도 했다.
그때 상관이 다가오자 해맑았던 청년들은 90도 각도로 정렬해 앉았다.
러시아 상관은 “8시 반에 자라”고 명했고, 잘 시간이 되자 ‘모르는지’와 군인들은 각자 칸으로 흩어졌다.
군인들은 자리로 돌아가는 ‘모르는지’에 사탕을 한 움큼 쥐여주었다.
그러나 군인이라고 일찍 자고 싶겠는가. 러시아 장병들은 미어캣처럼 고개를 빼꼼 내밀며 ‘모르는지’를 불러 순한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잘 거야?”
“기분은 어때?”
“마이쮸 더 줄 수 있어?”
14시간 동안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러시아 군인들이 열차에서 먼저 내리면서 이들은 헤어졌다. ‘모르는지’는 “1년 동안 훈련 잘 받고 연락하자”며 영상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