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합격한 후 알바해서 모은 ‘1천만원’ 빚 갚으라고 아버지께 드린다는 아들

By 김연진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었다.

아버지의 사업이 망했다. 우리 집은 한순간에 억대의 빚을 떠안게 됐다.

공부한답시고 나 혼자 편하게 살 수는 없어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위해 나섰다.

밤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고, 낮에는 독서실 총무로도 일하며 틈틈이 수능도 준비했다.

그 지독했던 2년의 세월은, ‘서강대학교 합격’이라는 큰 결실로 돌아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지금까지 알바해서 모은 1천만원이라는 돈은 아버지께 드리고 싶다. 조금이라도 빚을 갚는 데에 도움을 주고 가족에게 보탬이 되고 싶어서였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그동안 일해서 모은 돈을 아버지께 드릴게요”

그러자 아버지는 놀라운 대답을 했다.

“아들아, 그 돈은 앞으로 너의 인생이라는 연극을 위해 쓰길 바란다”

윗글은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사연을 각색한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 학교까지 그만둔 아들 A씨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밤낮으로 노력했다.

낮에는 독서실 총무로 일하며 공부했고, 밤에는 편의점에서 일하며 돈을 모았다.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도와주는 지역센터의 도움으로 수능 교재를 구해 공부했다.

그렇게 홀로 2년이라는 시간을 피나게 노력했다. 그런 A씨는 이번 202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서강대학교에 당당히 합격했다.

A씨는 알바로 모은 돈 1천만원을 대학 등록금으로 쓰려고 했으나, 지역센터 장학생으로 선발돼 등록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에 1천만원을 아버지께 드리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돈을 받지 않겠다면서 지금까지 노력해준, 또 앞으로 열심히 살아갈 아들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A씨의 아버지는 이렇게 답했다.

“아들아, 인생은 연극과 같단다. 그래서 늘 중간에 조명이 어두워지는 순간이 오지”

“인생도 마찬가지로 잠시 어둠이 찾아오고, 그 어둠 속에서 놓치지 않아야 하는 건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야”

온라인 커뮤니티

“아버지도 지금까지 조명이 꺼지는 순간이 셀 수 없이 많았단다. 하지만 그 순간 절대 놓치지 않았던 건 나 자신, 그리고 아버지로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었어”

“이 아버지는 아버지라는 연극 무대 위에서 조명이 밝아지는 순간을 묵묵히 기다리며 노력할 테니, 아들은 밝아진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너만의 연극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1천만원은 앞으로 너의 인생을 위해 쓰길 바란다. 네가 내 아들이라서 자랑스럽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