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트럭 아저씨에게 우유를 건넸던 빵집 알바생을 향해 4,000여 명이나 되는 누리꾼들이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란다”는 응원을 건네고 있다. 무슨 까닭일까.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참외 하나에 이렇게 눈물이 날 수 있네요”라는 제목으로 사연이 하나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 A씨는 “가난한 집안의 첫째로 태어나 대학은 못 가고 공장 다니다가 그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잘리고, 집 근처 빵집에서 겨우 주 3일 일할 수 있게 된 알바생”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제 고작 스물세 살인 A씨는 너무 힘든 마음에 한때는 부정적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다가도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할 수 있게 해준 빵집 사장님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빵집으로 출근한 이 날, 가게 앞에는 참외 트럭이 한 대 서 있었다. 환기를 위해 가게 문을 열어놓으니 달콤한 참외 냄새가 참 좋았다.
A씨는 “우리 엄마가 참외를 좋아해서 퇴근할 때 한 봉지 사갈까 하다가도 그 돈으로 집안 빚이나 빨리 갚아야지 싶었다”며 “엄마한테 참외 하나 못 사주는 자신이 조금 슬펐다”고 전했다.
그때였다. 참외 트럭 사장님이 빵집 안으로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사장님이 고른 빵은 단팥빵 한 개, 완두 앙금빵 한 개.
계산을 마친 참외 트럭 사장님은 가게 옆에 쭈그리고 앉아 급하게 입에 빵을 밀어 넣었다.
A씨는 “저는 아빠라는 존재도 모르고 컸지만, 그 모습에서 아빠 모습이 보였다”며 “우리 아빠도 만약 지금 곁에 계셨다면 저렇게 힘들게 일하셨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A씨는 조용히 계산대에서 우유 하나를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다. 그리고는 참외 트럭 사장님에게 다가가 멋쩍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우유 드시면서 천천히 드세요”
뜻밖의 친절을 선물 받은 참외 트럭 사장님은 앳된 얼굴의 아르바이트생을 빤히 바라보다가 “고마워요”라는 인사와 함께 우유를 받아들었다.
잠시 뒤, 참외 트럭 사장님이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참외 트럭 사장님은 예쁜 모양으로만 고르고 고른 참외 세 개를 A씨에게 건넸다.
주시지 않아도 된다며 손사래를 치는 A씨의 손에 참외를 꼭 쥐여주며 참외 트럭 사장님은 말을 건넸다.
“아가씨 또래의 딸이 있어요. 일하느라 고생 많죠. 우유 답례라고 생각하고 받아요”
A씨는 “제 손에 참외를 쥐여주시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서 창피한 것도 모르고 참외만 꼭 쥐고 울었다”고 했다.
이어 “참외 트럭 사장님도 함께 눈물 글썽이시다 돌아가셨는데, 집에 갈 때 가게에 다시 오셔서 제게 ‘힘냅시다’라고 하셔서 그 한 마디에 또 눈물이 펑펑 났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받은 소중한 참외 세 개 중 한 개는 빵집 사장님에게 깎아 드리고, 두 개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 동생과 함께 먹었다. 참외는 달았다.
A씨는 “엄마랑 동생이 행복해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 보니 너무 좋았다”며 “더 열심히 일해서 더 잘돼서 엄마하고 동생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참외 트럭 사장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은 뒤 글을 마쳤다.
“참외 트럭 사장님이 이 글을 못 보실 가능성이 높지만…
부끄러워 제대로 감사 인사를 못 드려 죄송합니다. 사장님이 주신 참외 하나에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참외 정말 달았어요. 정말 잘 먹었습니다.
언젠가 먼 훗날…
또 엄마랑 동생이랑 셋이 참외를 깎아 먹으면서 이 글을 읽으며 ‘그때는 그랬지..’하고 추억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이만 적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2020년 4월 27일 어느 빵집 알바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