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1년부터 지금까지 미아와 실종자 찾기에 한평생을 바친 남성이 있다.
그의 이름은 나주봉. 전국 미아·실종가족 찾기 시민 모임 대표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미아 찾기에 나서게 됐다고 고백했다.
과거 ‘스브스뉴스’와 만난 나 대표는 1991년 7월 20일, 인천 월미도 앞 풍경을 회상했다.
그는 “그때까지 전국을 떠돌아다니던 각설이였다. 그날도 약 200명 앞에서 각설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신나게 공연을 하고 있는데, 저 건너편에서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다. 실종된 ‘개구리 소년’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찾는다는 전단지를 돌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의 눈빛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더이상 흘릴 눈물도 없는 초점 없는 눈빛. 그 눈빛은 나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후 그는 부모들에게 전단지 500장을 건네받아 함께 전단지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당시 전 재산이었던 7천만원을 털어 전국을 돌며 실종된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고.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종됐던 아이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나 대표는 그 뒤로도 실종 아동을 찾는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도움을 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수백명의 부모들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모두 실종된 아이를 찾는 부모들이었다.
그때부터 실종 아동 찾기에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한 나 대표. 생계를 위해 보험설계사 일을 병행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찾은 아이들만 650명. 실종됐던 650명의 아이들이 나 대표 덕분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돈을 벌지 못해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이건 일이 아닌 사명이니까요”라고 고백했다.
오늘도 그는 작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일하며 미아 찾기에 인생을 바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