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 한 남자가 똑같은 옷, 똑같은 차림으로 6년째 경기도 한 분식집을 찾았다.
남자는 정수기에서 물을 한 잔 받아 자리에 앉았다.
사장님은 “아저씨 뭐 드릴까요?”라고 물었고 남자는 “떡볶이요. 2봉지(4인분) 싸주세요”라고 주문했다.
“네”라고 대답한 사장님은 잠시 후 그릇에 떡볶이 2인분을 담아 대접했다.
순식간에 남자가 떡볶이를 다 먹자 사장님은 “한 그릇 더 드려요?”라고 물었다. 남자는 잠시 망설이다 “네”라고 답했다.
사장님은 남자가 다시 떡볶이를 먹기 시작하자 앞서 주문한 떡볶이 4인분을 봉지에 담아 남자에게 건넸다.
그러자 남자는 곧 봉지를 들고 가게를 나가버렸고 사장님은 그를 한번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는 어려운 손님에게 아낌없이 퍼주는 분식집 사장님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 특별한 손님은 무려 6년 동안이나 분식집을 찾았고 사장님은 그런 손님을 한결같이 대했다.
사장님은 “안 내셔요. 돈은. 그냥 드시고 가시고요. 다른 것도 달라고 하시고요. 어묵도 드시면 10개씩, 계란도 드시면 10개씩”이라며 덤덤히 말했다.
다음날도 똑같은 차림으로 나타난 남자에게 사장님은 “비 맞으셨네요?”라며 살갑게 말을 걸었다.
대꾸 없이 자리에 앉은 남자는 “달걀 삶은 거 주세요. 10개. 두 봉지는 싸주세요”라고 주문했다.
잠시 후, 사장님은 음식을 먹던 남자에게 주문한 음식도 봉지에 담아 건넸다. 그 순간 음식을 흘려서 부산스러운 남자가 좀 불안해 보였는지 사장님은 “편안하게 드세요. 괜찮아요”라며 남자를 안심시켰다.
이후, 제작진이 음식을 먹던 남자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말을 걸자 남자는 황급히 짐을 들고 자리를 떴다.
사장님은 남자와의 만남에 대해 제작진에게 이렇게 털어놨다.
“한 5~6년 전에 들어오시면서 ‘떡볶이 500원어치만 주세요’ 이러시더라고요. 어른이 500원어치만 달라고 그러시니까 그냥 긍휼한 마음이 생겨서 ‘배가 고프면 언제든지 오세요’ 그랬더니 그 이튿날부터 오시더라고요. 그때부터 그냥 드리기 시작했어요.”
또 돈을 받지 않는 이유도 덧붙였다.
“행색이 어려운 걸 알잖아요. 저도 가난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해요.”
한달 동안 남자가 먹는 음식 가격만 60~70만원. 이를 오랫동안 지켜본 주변 상인들은 “전혀 이해가 안 되죠” “우리는 그렇게 못해”라는 반응을 보였다.
파출소를 통해 알아본 결과 남자는 거주지 불명인 상태였다. 읍사무소에서도 도움을 주려고 했으나 남자가 거절해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그다음날, 다시 가게를 찾은 남자는 늘 하던 대로 음식을 먹고 일어섰다. 사장님이 “아저씨, 배고프시면 아무 때나 오세요”라고 인사하자 좀처럼 말이 없던 남자는 “수고하세요”라며 가게를 나섰다.
마지막으로 사장님은 제작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무 데서나 반겨주는 분은 아니잖아요. 저희 집에는 그냥 편안하게 오실 수 있고 드실 수 있으니까. 제가 힘이 닿는 데까지는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