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 된 불법체류자가 있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전해진 미담 한 가지가 재조명됐다.
당시 22세 청년 마무두 가사마는 길을 지나다 시민들이 지르는 비명에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한 건물 난간을 붙잡고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부모가 외출한 동안 아파트 발코니에서 장난을 치던 아이가 바깥으로 넘어갔는데, 아이의 손에 힘이 빠지면 곧장 추락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옆집에 살던 주민은 아이에게 손이 닿지 않아 애간장만 태우고, 사람들이 발만 동동 구르던 사이, 가사마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가사마는 곧바로 건물 난간을 붙잡고 다른 도구 없이 맨몸으로 아이가 매달려 있는 5층까지 올라갔다.
가시마는 초인 같은 힘을 발휘, 30초 만에 5층 높이를 올랐고 그렇게 소중한 어린 생명을 구해냈다.
사실 가사마는 아프리카 출신의 난민이었다. 가사마의 고향인 아프리카 말리에서는 내전이 발발했고 위험을 피해 프랑스로 온 것.
지중해를 건너 어렵게 몇 달 전 안전한 땅 프랑스에 도착했지만, 가사마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힘겨운 삶을 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타인의 목숨을 구한 가사마였다.
가사마는 구조 이후 “생각할 새가 없었다. 그냥 건물을 기어올랐고, 일단 오르기 시작하자 계속 올라갈 용기가 생겼다”며 “아이를 구할 수 있어서 신께 감사드린다”고 자신의 선행을 하늘에 돌리기까지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선행을 펼친 가사마에게 프랑스 시민권을 부여하고 동시에 파리시의 소방관으로도 특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파리소방본부 또한 “가사마는 이타심을 보여줬고 파리 소방관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며 “가사마는 이미 우리 일원”이라고 전했다.
이후 가사마는 실제로 시민권을 부여받고 파리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