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님! 1년 동안 연애하면서 항상 미안했어. 미안하고, 또 미안해.
가슴이 미어질 듯한 이별을 경험한 대학생 A양은 지난 2015년 ‘한양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익명으로 용기를 내어 마지막 편지를 써 내려갔다.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지만 그는 최대한 덤덤하게 한 줄, 한 줄을 적었다.
A양은 “돈 때문에 남자친구한테 차였다. 하지만 그를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안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다고 A양은 고백했다.
아버지는 무직, 어머니는 약간의 돈을 받으며 식당에서 일을 한다. 삼시 세끼 챙겨 먹기란 A양의 가족에게 사치였다. 돈이 생기면 그때 먹는다.
그랬던 A양은 남자친구에게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선물 하나 챙겨주지 못해 미안했다고 외쳤다.
A양은 “너는 기념일마다 선물, 편지를 챙겨주는데 나는 편지만 써줬잖아. 그리고 여행 같이 못 가서 미안해. 나도 가고 싶었는데 기차표가 5만원이 넘더라”며 과거를 설명했다.
이어 “너랑 바다 보고 싶었는데, 미안해. 데이트 때 똑같은 옷만 입고 가서 미안해. 옷이 없었어. 그래도 말할 수 없었어. 너가 좋아하는 커피도 한 번도 못 사줘서 미안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랑 연애하면서 행복했던 기억뿐인데, 막상 떠오르는 건 미안하다는 말이네”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연애를 이어가던 중, A양의 남자친구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돈 때문에 힘들다고.
사실 그때 알고 있었다, A양은 고백했다.
“하고 싶은 거 많을 텐데 같이 못 해줘서 미안해. 그리고 날 배려해줘서 고마워.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맛있는 거 소개해줘서 고마워. 영화 많이 보여줘서 고마워”
A씨는 그 순간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나같은 여자랑 사귀어줘서 고맙습니다.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