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유명한 해군부대, 청해부대를 아는가.
해적들이 자주 출몰하는 소말리아 해역에서 한국 및 기타 민간 선박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한민국 해군이 파병한 부대다.
지난 2009년,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은 잊지 못할 사건을 맞이한다.
2009년 5월 4일 11시 40분.
“해적에 쫓기고 있다”
서툰 영어와 북한 말투로 번갈아 보내는 구조신호가 포착됐다.
가장 먼저 반응한 건 바로 문무대왕함이었다.
당시 문무대왕함은 구조신호로부터 96km 가까이 떨어져 있었다.
먼 거리였지만, 우리 부대는 고민하지 않고 구조요청이 수신된 지 10분 만인 11시 50분 우선 헬기를 띄운다. 배로 이동하기에는 너무 먼 거리였다고 판단해서다.
날아간 헬기는 북한의 ‘다박솔호’를 발견했다.
해적들은 다박솔호 3km 이내까지 접근한 상태였다. 조금이라도 늦는다면 해적에 의해 피랍될 게 분명한 상황이었다.
청해부대가 파견한 헬기는 곧바로 해적 선박 가까이 다가가 위협 비행을 실시했다.
동시에 헬기에 탄 저격수들은 사격자세를 갖춘 뒤 해적들이 사격할 것을 대비했다. 우리 저격수들은 UDT/SEAL 특수부대원들이었다.
이들과 싸워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해적들은 상황 발생 10분 만에 돌아갔다.
물론 돌아간 척하고 다시 접근해 납치를 시도할 수 있었다. 이에 우리 헬기는 2시간 가까이 근처를 선회하며 해적을 경계했다.
이 와중에 사태가 워낙 급박하게 흘러간 나머지 북한 선박은 허겁지겁 도망치다가 국제권고통항로를 벗어나고 말았다. 국제권고통항로를 벗어나면 운항이 위험하다.
이에 대한민국 해군은 북한 선박과 교신을 주고받았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지식스토리’는 대한민국 해군과 북한 선박이 주고받은 내용을 다시 재구성해 소개했다.
청해부대: 여기는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현재 거리 5마일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귀선에서 안심이 되시면 희망하는 침로로 항해해도 되겠습니다.
북한 선박: 네 감사합니다. 우리 70도로 변침하겠습니다. 항로 기간 중 계속 좀 (통신을) 유지합시다.
청해부대: 현재 귀선 안전할 때까지 계속 대기하고 있습니다. 귀선에서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대한민국 해군을 찾아주시면 되겠습니다.
북한 선박: 네 알겠습니다.
청해부대: 다박솔은 120도 침로로 국제권고통항로로 안전하게 진입하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해군에서 귀선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북한 선박: 네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120도인데 120도로 계속 올라갑니까?
청해부대: 네 120도로 권고합니다.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북한 선박: 네 알았습니다. 130도로 몇 마일 출발하면 되겠습니까?
청해부대: 네 한 시간만 더 항해하면 되겠습니다.
북한 선박: 네 감사합니다. 그냥 우리 더 보호하겠습니까?
청해부대: 네 여기는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귀선의 안전을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 130도 권고합니다.
북한 선박: 네 알겠습니다. 130도 한 시간 동안 항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좀 잘 지켜주십시오.
이처럼 매우 겁에 질려있던 북한 선박을 든든하게 보호한 대한민국 해군 덕분에 아무런 인명과 재산 피해 없이 상황은 종료됐다.
북한 선박 선원들은 청해부대 헬기를 향해 감사의 손짓을 하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우리 대한민국 해군은 대상이 북한 선박이더라도 따지지 않고 민간인들을 보호했으며, 20분가량이 지나서야 반응한 미군 등 다른 국가 함정들보다 훨씬 빨리 대응했다.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도 청해부대의 위상이 다시 한번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