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차디찬 복도 계단에서 뜻밖의 콘서트가 열렸다. 관객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최근 페이스북상에서는 사진 한 장이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마음을 잔잔히 울렸다.
미국 볼티모어 교향악단 소속 단원들이 직접 찍어 공유한 사진이었다. 사진에 얽힌 사연은 이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 미국 볼티모어 교향악단은 작곡가 존 윌리엄스와 함께하는 공연을 개최했다.
존 윌리엄스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 음악 작곡가다. 해리포터, 스타워즈, 슈퍼맨, E.T., 인디아나 존스, 나 홀로 집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수많은 영화 음악을 작곡했다.
이날 관객 2,400명이 존 윌리엄스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공연이 개최된 건물에 있던 사람 중 단 한 명 만이 음악을 들을 수 없었다.
경비원이었다.
뮤지션들 라커룸으로 통하는 복도 계단에 배치된 경비원은 다른 사람들이 음악을 감상하며 행복해하는 동안 자리를 지켜야 했다.
공연이 끝난 후, 그런 경비원을 위한 작은 콘서트가 열렸다.
해당 교향악단 소속 첼리스트 한 사람이 존 윌리엄스의 영화 음악을 직접 연주해 들려주었다.
복도 계단 콘크리트 바닥 한구석에서 열린 보잘것없는 콘서트였다.
그러나 첼리스트는 눈을 감고 진지한 자세로 연주에 임했고, 그런 첼리스트 앞에 쭈그려 앉은 경비원 또한 두 눈을 감고 온 마음으로 음악을 귀 기울여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