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민식이법’에 대해 “형량이 과도하다”는 여론이 일자 경찰청이 전국에서 발생하는 관련 사고를 직접 챙기기로 했다.
5일 경찰청 관계자는 “스쿨존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발생 단계부터 전국 경찰서에서 경찰청으로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청이 사건마다 천차만별인 구체적인 사정과 관련 법규에 관해 직접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식이법’은 작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차량에 치여 숨진 김민식(당시 9세) 군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규정속도 시속 30km를 준수하지 않거나 전방주시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를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가중처벌이 된다.
운전자 과실로 어린이를 다치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사망사고의 경우 벌금형이 아예 없고 3년 이상의 징역형 또는 무기징역형이다.
그러나 처벌 수위가 지나치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이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건 법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또, 사고를 막으려면 어린이와 교사, 학부모, 당국 등이 협조하고 신경써야 하는데 이 법은 오로지 운전자의 과실로만 책임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쿨존 내 사각지대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어린이들은 운전자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니 스쿨존을 피해갈 수 있는 내비게이션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식이법 개정을 청원합니다’는 글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사망사고 같은 과실범죄가 음주운전 사망사고와 같은 선상에서 처벌 형량을 받게 된다”라며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 운전자가 피할 수 없었음에도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6일 오후 1시 기준으로 32만 7천여 명이 동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규정 속도나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은 탓에 어린이 교통사고를 낸 경우에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민식이법이 현장에서 무리 없이 적용되게끔 사고 하나하나를 신경 써서 다루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식이법’ 시행 이후 접수된 관련 사고는 3건으로 현재 경찰청에서 모두 살펴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