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버티면 1억’ 칠흑 같은 어둠에 도전한 남자

By 정경환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 밀폐 공간에서 한 달간 사람이 살 수 있을까?

2018년 11월 21일, 호주의 프로 포커 갬블러 ‘리치 알라티(Rich alati)’는 다른 포커 갬플러인 ‘로리 영(Rory young)’과 내기를 시작했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 연합뉴스

완전한 암흑에 욕실과 침대가 있는 방, 방음처리, 외부 세계와 차단(전자기기 사용 금지), 음식은 아무거나 원하는 걸로 제공해 줌, 4-5대의 카메라가 상시 촬영 중이라는 조건에 30일간 리치가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내기였다.

리치가 30일을 버티면 로리에게 10만 달러(약 1억 2000만원)를 얻게 되고 30일을 버티지 못하면 리치가 로리에게 10만달러를 주는 조건이었다.

이 내기 이전에 여러 연구진이 펼친 암실에서 진행된 격리 실험은 여럿 시행되었고 참가자들은 실험 시작 직후부터 불안 증세를 보였고 이틀도 안돼 환영이 보였다고 했다.

이를 ‘간츠펠트’현상이라고 하는데 어떠한 시각자극이 없는 환경에서 우리의 뇌는 내부에서 거짓 신호를 만들어 감각 박탈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010년 국내에서 진행된 암실 실험 | 인터넷 커뮤니티

이처럼 웬만한 멘탈이 아니고서는 일주일도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기에 로리는 당연히 자신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리치는 일반인들과 좀 달랐다. CCTV에는 그가 침대에 멍하니 앉아있거나 매트 위에서 팔굽혀 펴기를 하는 등 나름대로의 신체에 자극을 주는 모습이 찍혔다.

인터넷 커뮤니티

20일쯤 지난 후에도 너무나 멀쩡한 리치의 상태를 확인한 로리는 10만 달러를 고스란히 넘기겠다고 판단돼 리치에게 6만 2천 달러를 줄 테니 내기를 종료하자고 제안했고, 리치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세상에 다시없을 내기 이야기가 여러 네티즌들에게 알려지자 “프로 포커 갬블러인 리치의 정신력이 보통 사람과 달라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10일에 3만 8천 달러를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것 보면 그도 버티기가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평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