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여행 왔다가 한상 가득 나오는 한정식을 처음 먹은 미국 대가족이 민낯 그대로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3일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는 ‘한상 가득 한정식을 처음 먹은 미국 가족’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랐다.
미국에서 온 스테파니와 피터 씨 부부가 출연한 영상이었다. 이들 부부는 아들 헤이스의 성장담을 개인 유튜브 채널에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까지 함께 한국 여행을 온 헤이스 가족은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정말 먹어보고 싶었다”며 한정식 식당 한 곳을 찾았다.
식당 간판에는 한정식 상차림 실물 사진이 담겨 있었는데, 헤이스의 외할아버지는 간판을 가리키며 “믿기지가 않는구나. 저거 전부를 우리가 먹는 거지?”라며 재차 확인했다.
식당으로 입장한 이들은 떡갈비 4인분을 주문하고 기다렸다. 어린 헤이스는 물론, 가족 6명 모두 전통 한정식은 이날이 첫 경험이었다.
그때였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헤이스의 외할머니가 입을 떡 벌리며 “맙소사(Oh my god)”를 연발했다. 어린 헤이스는 벌떡 일어났고, 외할아버지는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가족 앞에 거대한 한 상 차림이 등장한 것.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그리 신기한 풍경이 아니긴 한데, 음식들이 하나하나 상에 놓이는 게 아니라 음식들이 이미 다 차려진 커다란 큰나무상이 통째로 가족 앞에 옮겨졌다.
미국 가족은 “테이블 위에 테이블이 올라온다”, “나는 이런 거 처음 본다”며 신기해했다. 그렇게 총 21가지 밑반찬이 눈앞에 펼쳐지고, 가족들의 식사가 시작됐다.
가장 먼저 콩이 콕콕 박힌 돌솥밥을 열어본 외할머니는 “밥이 너무 예쁘다”며 칭찬했다. 이어 부드러운 식감의 떡갈비를 처음 시식한 외할머니는 “음~”하며 콧소리를 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외할머니는 손주 헤이스에게 “헤이스, 너무 맛있단다. 이거 꼭 먹어봐야 해”라며 다른 가족들에게도 “다들 얼른 이거 먹어보렴”이라고 재촉했다.
그러면서 “풍미가 햄버거 패티보다 100배는 된다”고 평했다. 헤이스도 입에 잘 맞는지 떡갈비를 잘 먹는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떡갈비를 따뜻하게 데우는 불판을 보면서도 “불판도 따로 나오네”라며 놀라워했다.
메인 요리인 떡갈비 다음에는 다양한 반찬들 차례였다.
가족들은 해산물도 곧잘 먹었다. 코다리조림을 보면서는 “절임 요리 같은 거구나”하면서 분석하다 먹고, “초고추장이랑 잘 어울린다”며 문어숙회도 맛있게 먹었다.
“껍질 까는 게 어렵다”면서도 “크기도 엄청 크고 너무 아름답다”며 열심히 간장새우까지 맛봤다.
“진짜 입에서 녹네”라는 보쌈과 무말랭이무침, “젤리 같다”는 청포묵무침, “처음 먹어보는데 해파리한테 쏘이는 게 아니라 아주 맛있기만 하네”라는 해파리냉채…
한정식이 마음에 들었는지, 외할아버지는 깻잎 튀김을 먹다 말고 외할머니에게 먹여주기도 했다. 맛있어서 맛을 공유하고 싶어서였다.
헤이스의 엄마 스테파니 씨는 “맛이 정말 다채롭다. 미국보다 훨씬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외할머니도 “많은 반찬이 맛을 더해준다”고 거들었다.
외할머니는 또 “마음에 드는 점이, 미국에서 이렇게 먹으려면 21가지 메뉴를 각각 시켜야 한다”고 감탄했다.
그러자 외할아버지 또한 “21가지 메뉴가 있는 식당 자체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외할아버지는 “다 좋았다. 싫은 음식이 하나도 없었다. 21가지 요리가 전부 좋기가 쉽지 않은데 전부 맛있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다른 가족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렇다”며 동의했다. “한식은 소스들이 요리랑 참 잘 어우러진다. 그냥 아무 소스나 막 부어버리는 게 아니라 모든 소스가 특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꼬마 헤이스는 말로 칭찬하는 대신 떡갈비를 더 먹었다. 그야말로 미국 가족 입맛에 딱 맞는 한정식이었다.
마지막으로 고소한 누룽지까지 다 먹은 가족들은 “행복했다”며 “무엇보다 21가지 요리를 먹는 게 원래라면 쉽지 않았을 텐데 전부 맛있어서 잘 먹었다”고 전했다.
외할아버지는 덧붙였다.
“한 가지 슬픈 점은, 다시 미국에 돌아가면 이렇게 먹을 수 없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