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섬, 탐라국에서 육지 사람들을 향해 ‘귤 호소문’이 하나 올라왔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도 사는 사람인데 귤 좀 가져가 줘”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익명의 글쓴이는 “귤이 썩어 넘치고 있다”는 강력한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집집마다 10박스는 기본이고, 너무 공급량이 많아서 돼지들도 주는데
돼지들도 입 노래져 가지고 얼굴 썩은 채로 귤 먹고 있음”
제주도민인 이 글쓴이에 따르면, 현지 식당들도 식사 후 손님들보고 드시라며 귤을 쌓아두는데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다고.
이렇게 공급량이 남아도는 귤을 처리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글쓴이는 “귤이 요리하기도 어렵다. 새콤해서 어딜 넣어도 안 어울린다”면서 “귤 잼도 세 숟갈 먹으면 물리고, 주스는 춥다”고 토로했다.
세 개에 오백원으로 팔아도 제주도민들은 아무도 안 사 간다는 귤.
글쓴이는 “제주도는 물, 돌, 여자가 많다는데 거짓말이다. 그냥 귤만 겁나게 많다”고 전했다.
이어 “방금도 귤 억지로 세 개 먹었는데 힘들다. 피부는 노랗게 문신된 것 같다”고 했다.
또 “중국 관광객들은 엄청 많은데 아무도 귤은 안 먹는다. ‘오우!! 줴주 만다린!!’ 이러고 한 개 먹고 가버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건방진 한양놈들이 제주 사람들 보고 ‘귤 5초 만에 까냐’고 놀리던데 3초 만에 다 깐다 까불지 마라”며 “1분 주면 실오라기도 다 뗀다”고 강조하며 글을 끝맺었다.
풍년도 너무 풍년이라는 제주도의 이같은 귤 근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유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