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는 사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유래됐다

By 윤승화

빨간색, 초록색, 금색과 은색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크리스마스트리.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 사슴코가 사는 눈의 나라 어느 숲에서 잘라왔을 것만 같지만, 사실 크리스마스트리는 우리나라 제주도가 고향이다.

전 세계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주로 쓰이는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 E.H. Wilson’이다. 코리아나(Koreana)라는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우리나라 고유종인 나무다.

각국 열강들이 한반도를 호시탐탐 노리던 지난 1915년이었다.

하버드대학교 소속 식물분류학자 E.H. 윌슨(E.H. Wilson)은 당시 조선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프랑스 신부들의 말을 듣고 우리나라 제주도 한라산을 올랐다.

연합뉴스

그때까지 서양 사람들은 주로 전나무를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했다. 전나무는 삼각형으로 가지가 뻗어있고 끝이 뾰족해 장식을 달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직접 한라산에 올라 구상나무를 찾은 윌슨은 구상나무가 한반도에만 존재하는 희귀 수종 식물이라는 사실을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이후 서구인들은 구상나무에 열광했다. 전나무와 달리 부드러운 잎과 아름다운 향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야, 이거 크리스마스트리로 쓰기에 딱인데?”

그렇게 구상나무는 원산지인 한라산에서 반출돼 서양에서 키워지기 시작했다.

픽사베이

오늘날 서양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장 많이 쓰이는 나무 중 하나는 이 구상나무에서 품종 개발된 한국 전나무(Korean Fir)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쓰이는 여러 나무 중에서도 가장 비싸게 팔리는 나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한국의 고유종이지만, 미국에서 먼저 특허를 내 한국에는 권리가 없다. 우리나라는 매년 구상나무를 해외에서 비싼 돈을 주고 수입해 오고 있다.

심지어 지금 한국에서 구상나무는 멸종 위기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또한 구상나무를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