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빛 가로등 빛을 머금을 하얀 건물.
고양이 한 마리가 베란다 난간에 몸을 걸친 채 애타는 눈빛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다.
흥미롭게 바깥 구경을 한다기보다 한 곳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모습이다.
아마도 아침에 출근한 집사가 이제나저제나 올까 싶어 기다리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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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앞발을 축 늘어뜨린 녀석은 집사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러다 멀리서 퇴근하던 집사를 발견한다면 녀석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 상상이 간다.
애타게 기다리는 녀석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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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다릴 누군가가 있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냥이에게는 행복이 아닐까.
이 세상을 사는 동안 우리도 끊임없이 기다림의 순간을 마주해야 한다.
합격 통보를 기다리고, 방학이나 휴가를 기다리고 매일 매일 누군가를 기다린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내년에는 올해보다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길 바라본다.
녀석처럼 간절하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