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같이 키운 손녀를 위해 일을 계속하겠다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시청자를 울컥하게 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는 배우 김승현 아버지의 애환이 그려졌다.
73세에도 ‘노끈’ 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최근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공장을 쉴 새 없이 가동 중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버지가 공장에서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우는 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파김치가 돼서 늦은 밤 퇴근한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밥을 차려달라고 했다가 잔소리를 들었다.
또 공장일을 도와 달라고 했다가 허리가 아프다며 거절하는 어머니에 버럭하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다음날, 김승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어머니는 대화 중 공장일을 도와주지 못한 미안함에 음식을 챙겨 공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어머니의 맞수인 고모가 먼저 도착해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어머니는 경쟁심에 열심히 노력했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고모만 칭찬해 소외감을 느꼈다.
이후 공장 일을 하며 한 번도 받지 못했던 일당을 고모가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아버지에게 따졌다.
아버지가 수금해야 돈을 줄 수 있다고 하자, 어머니는 일당을 받겠다는 일념으로 거래처 방문에 동행했다.
그곳에서 계속된 실수로 거래처 사장들에게 연신 “죄송합니다”라며 사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됐다.
어머니는 “나이 어린 사람한테 굽신굽신 대고 하니까 마음이 좀 안 좋았어요. 초라해 보이고”라며 안타까워했다.
돌아오는 길, 물끄러미 아버지를 보던 어머니는 “언제까지 공장일 할 거예요?”라고 물었다.
아버지는 “죽을 때까지 해야지. 나 강철 인간이잖아”라며 괜히 큰소리쳤다.
어머니가 “그만해도 되지 않아”라고 재차 확인하자 아버지는 “수빈이(손녀) 시집갈 때는 뭐라도 해줘야 하잖아”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손녀를 호적에 올려 딸처럼 키웠고, 그 손녀가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됐음에도 아버지가 짊어진 가장의 무게는 여전했다.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 스스로 ‘강철 인간’이라고 되뇌는 아버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