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하던 할머니 들이받은 운전자가 울면서 쓴 글

By 김연진

무단횡단 사고로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운전자는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자신의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단횡단 사망사고. 저는 이 싸움에 사활을 걸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사연의 주인공인 운전자 A씨는 말했다.

“지난해 4월, 전 도로를 건너던 할머니를 치어 죽였습니다”

“저 역시 그 할머니가 숨지신 그날, 같이 죽었습니다”

A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오후, 저는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그 도로는 4차선으로 된, 자동차전용도로와 다름없는 외곽도로였습니다. 차량의 통행도, 인적도 드문 도로였습니다”고 설명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hutterstock

이어 “갑자기 중앙분리대에 가려져 있던 할머니가 모습을 드러냈고, 미처 대처할 시간도 없이 순식간에 할머니를 치고 말았습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할머니 옆에서 119에 신고를 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뿐이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할머니에게 ‘길을 건너지 마세요’라고 말해줄 수도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사고 당일 저녁 할머니는 목숨을 잃었고, A씨는 죄책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었다고, A씨는 털어놨다.

A씨는 사고 이후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최근 항소심에서 다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A씨는 “법이 개정돼서 모두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 잘못으로 몰 수는 없습니다”라면서 “하지만 언제까지 선량한 운전자들이 무단횡단의 억울한 법 앞에서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이 상고에서 지면 대한민국을 떠날 생각입니다. 저는 이 싸움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라고 전했다.

A씨는 무단횡단과 관련된 법 개정을 촉구하는 청원까지 진행하면서 누리꾼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